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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도 엄마 딸로 태어나줘" 공군중사 추모소에 놓인 편지

송고시간2021-06-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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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사랑하는 나의 예쁜 딸. 엄마가 몰라줘서 정말 미안해"

8일 오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이 모 중사 추모소에는 이 중사 어머니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한 통 놓여 있었다.

"사랑하는 나의 예쁜 딸"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그 아픔 같이 나눠서 지지 않아 미안해. 그 외로움 달래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라며 "그래도 다음에 엄마 딸로 태어나 준다면 그땐 아프지 않게 외롭지 않게 지켜줄게"라고 쓰였다.

이 중사 추모소에 놓인 편지
이 중사 추모소에 놓인 편지

[촬영 권준우]

이어 "그러니 지금부터 모든 고통, 아픔, 외로움 다 잊어버리고 하나님 곁에서 행복하렴. 너무 사랑해"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나비 그림이 들어간 편지지 반대쪽에는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렴"이라는 문구도 쓰여 있었다.

이 편지 옆으로는 이 중사와 함께 부대 생활을 했다는 예비역 병장의 편지도 놓여 있었다.

그는 "이 중사님이 어떤 분인지 알기에 너무 안타깝고 세상을 등지기까지 얼마나 무기력하고 공허했을지 생각하니 소식을 들은 그날 잠도 오지 않았다"며 "살아 생전에도 좋은 분이었기에 세상을 떠난 지금도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 중사 추모소가 차려진 지 5일째인 이날에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은 차분한 가운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중사와 과거 군 생활을 함께했다는 한 공군 부사관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서 인기도 많은 좋은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그런 비극적인 선택을 했는지 안타깝다"며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부분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당했다며 신고한 이 중사는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을 회유·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다는 의혹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엄정한 수사를 주문한 데 이어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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