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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2019년 9월 SK와 2021년 6월 SSG의 닮은 점과 다른 점

송고시간2021-06-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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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선수단
SSG 랜더스 선수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올 시즌 프로야구 선두를 질주하던 SSG 랜더스가 결국 2위로 떨어졌다.

SSG는 9일 열린 경기에서 kt wiz에 패하면서 18일간 지키던 1위 자리를 내주고 공동 2위로 밀려났다.

또한 SSG는 4위 삼성과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간신히 앞서고 5위 두산과는 1게임 차, 6위 NC와는 2게임 차에 불과하다.

7위 키움과도 3.5게임밖에 나지 않아 연패가 이어진다면 순식간에 중하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

SSG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알려진 대로 선발진의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다.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는 현대 야구에서 외국인 투수인 아티 르위키와 박종훈, 문승원 등 3명이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엄청난 타격이다.

무너진 선발진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시즌을 포기해야 할 만큼 큰 악재다.

현재 SSG 상황을 보면 2년 전인 2019년 9월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의 추락이 떠오른다.

당시 SK는 5월 30일 1위로 올라선 뒤 줄곧 선두를 지키다 시즌 마지막 날인 10월 1일 2위로 밀려났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허망하게도 키움에 3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SK는 8월 중순까지도 2위 팀에 무려 8게임 차로 앞서 한국시리즈 직행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9월 들어 예상치 못한 무기력증에 빠지더니 그렇게 커 보이던 승차를 다 까먹고 거짓말처럼 2위로 추락한 뒤 플레이오프에서는 단 1승도 건지지 못했다.

순위 그래프에 나타난 하향곡선만 비교하면 2019년 9월 SK와 지금의 SSG는 비슷해 보인다.

2019년 플레이오프 당시 염경엽(가운데) SK 감독
2019년 플레이오프 당시 염경엽(가운데) SK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2019년의 SK는 전력 자체가 막강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가 고스란히 남아 2연패가 유력한 '1강' 전력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반면 올해 SSG는 그리 강한 팀이 아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갑자기 SK에서 SSG로 매각된 구단은 일부 5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도 있었지만, 하위 팀으로 분류하는 야구인들도 많았다.

시범경기 직전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의 추신수를 깜짝 영입했지만, 추신수 한 명 가세했다고 SSG가 우승 후보가 될 수는 없다.

어찌 보면 현재 성적이 기대 이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

2021년 SSG와 2년 전 SK는 기본 전력뿐만 아니라 선수단 운영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2019년 SK는 구단주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아 역대 최고액으로 계약한 염경엽 감독이 전권에 가까운 권한으로 끌고 가던 팀이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염 감독이 과거 'SK 왕조'를 열었던 김성근 감독보다도 구단 내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구단은 잘 나갈 때는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문제점이 드러난다.

오로지 리더 한 명의 판단으로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므로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로맥과 추신수
로맥과 추신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금의 SSG는 선수단 운영방식도 많이 다르다.

민경삼 SSG 사장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집단 지성'을 강조했다.

민 사장은 "사장이나 단장, 감독 혼자 능력만으로 팀을 이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장과 프런트 가리지 않고 여러 의견을 듣고 종합하는 '집단 지성'이 발휘되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SK 프런트는 팀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염경엽 감독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지금의 SSG는 그렇지 않았다.

선발진이 무너지자 프런트는 곧바로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고, 독립리그에서 뛰던 사이드암 신재영과도 서둘러 계약했다.

'뭐라도 해 보겠다'는 프런트의 의지가 드러난다.

물론 투수 한 두 명 교체했다고 SSG의 전력이 급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과 프런트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보인다.

류선규 SSG 단장은 현재의 SSG가 오히려 2009년의 SK와 닮았다고 한다.

류 단장은 "2009년 SK는 팀의 주축인 김광현과 박경완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사실상 포기해야 했던 시즌이었다"라며 "그런데 선수단이 끈질긴 뒷심을 발휘하면서 후반기 19연승을 거뒀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비록 패했지만, KIA와 7차전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고 밝혔다.

현재 SSG도 그때처럼 선수단이 끈끈한 단합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만 따져보면 올해 SSG는 2019년 SK는 물론 2009년의 SK보다도 처져 보인다.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운영 방식도 달라진 SSG가 '집단 지성'으로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지 지켜볼 일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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