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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참사' 아들 생일상 차려놓고 나간 어머니 참변

송고시간2021-06-1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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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건물 구조작업
광주 붕괴 건물 구조작업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2021.6.9 hs@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사고 당일이 형님의 생일이었습니다."

10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로 숨진 A(64·여)씨의 둘째 아들 B씨는 허탈한 표정으로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당일인 9일, A씨는 생일인 아들을 위해 미역국을 끓여놓고 일터로 향했다고 했다.

혹여나 아들이 끓여놓은 미역국을 보지 못할까 봐 다시 전화를 걸어 "미역국을 챙겨 먹으라"던 인자하고 자상한 어머니였다.

형제는 그 전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B씨는 "어머니가 항상 고생하시던 모습밖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홀로 두 아들을 키워낸 A씨는 2년 전에는 고생 끝에 법원 앞에 작은 곰탕집을 차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든 탓에 A씨는 평소 점심 장사를 마치면 집으로 돌아왔다.

사고 당일은 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점심 장사를 마치고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했다.

시장에 들렀다 온 탓에 평소엔 타지 않던 버스를 탔던 게 화근이었다.

집 앞 정류장까지 두 정거장을 남겨놓은 곳에서 A씨가 타고 있던 버스는 잠시 정차 중 그 옆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해 매몰됐다.

사고 직후 SNS를 통해 먼저 붕괴 소식을 접한 B씨는 어머니가 사고 버스에 타고 있다는 형님의 전화에 할 말을 잃었다.

타지역에 살고 있던 B씨는 지난주 주말 어머니를 뵈러 왔다가 간 게 마지막 순간이 돼버렸다.

어머니 집에서 나설 때 "밥을 먹고 가라"는 말을 뿌리치고 그냥 돌아왔던 게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했다.

B씨는 "철거 당시에 차량까지 안전하게 통제를 해줬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것"이라며 "행인들을 통제하면서 차량 통제를 하지 않아 결국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피해가 컸다. 그게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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