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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경찰청 본청 여성 경찰 비율이 75%다?

송고시간2021-06-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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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 현장능력 떨어져 내근직" 주장 온라인게시물 조회수 급증

경찰청 소속 '일반공무원' 통계를 잘못 인용…본청 경찰관 중 여성비율 13%

여성 경찰 (CG)
여성 경찰 (CG)

[연합뉴스TV 제공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김예정 인턴기자 = "현재 경찰청 본청 여성 비율이 70%가 넘어서 정부 기관 중 가장 높은 건 다들 알고 계신가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청 남녀 비율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의 일부다.

이 게시물에는 "경찰청 본청 내근직 여경 비율이 75.1%"라며 "저질 체력의 여자들이 경찰 조직으로 들어오게 되어 현장에서 쓸모가 없다 보니 경찰청 내근직으로 다 돌려진 것"이라며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게시물은 "애초에 여경을 순경으로 뽑는 것이지 행정직 공무원으로 뽑은 게 아니다"면서 "기계적 성평등관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본청'이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을 지칭한다. 전국 시·도 경찰청과 경찰서 최상위 기관으로 경찰청 내에도 수사국이 있으나 대체로 일선 경찰서보다 규모나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을 맡고, 전체 경찰 지휘·관리, 정책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즉, 게시물은 수사나 치안 유지가 주 업무인 일선 경찰서 대신 경찰청에 여성 경찰을 상대적으로 많이 배치하다 보니, 청내 경찰관 중 여성 비율이 70%가 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한 것이다.

'경찰청 여셩 경찰 비율이 70% 이상?'
'경찰청 여셩 경찰 비율이 70% 이상?'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 게시물은 게시된지 불과 하루가 경과한 지난 11일 시점에 조회 수가 30만 건을 넘길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댓글은 "내근직이라는 것도 여자가 더 잘해서 뽑힌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보낸 것", "몸이 약하면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게시물에 동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경찰청의 여성 경찰 비율이 75%라는 주장은 사실일까?

연합뉴스는 경찰청과 인사혁신처 통계자료를 토대로 이러한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했다.

◇ 경찰청 본청 여경 비율 '13%'

결론부터 말하면 "경찰청 본청의 여성 경찰 비율이 75%"라는 주장은 틀렸다.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낮다.

경찰청 본청 내근직 여경 75.1% 주장 글
경찰청 본청 내근직 여경 75.1% 주장 글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4월 현재 경찰청 본청에 근무하는 전체 경찰관 수는 1천359명이며, 이중 여성 경찰은 176명으로 13.0%(소수점 이하 둘째 자리서 반올림)에 불과하다.

이 비율은 그나마 최근 몇 년새 소폭 증가한 것이다. 2020년에는 11.2%(1천303명 중 146명)였고, 2019년과 2018년에는 각각 10.2%(1천279명 중 130명), 9.3%(1천253명 중 117명)였다.

본청뿐 아니라 전체 경찰관 성비도 이와 비슷하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경찰관 수는 12만8천220명이고, 이중 여성 경찰은 13.1%인 1만6천786명이다.

◇ 75%는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행정 업무 담당으로 경찰 아냐

2019년 경찰청 행정직 공무원 선발 공고(빨간 표시 참고)
2019년 경찰청 행정직 공무원 선발 공고(빨간 표시 참고)

경찰청 소속으로 행정 업무 등을 담당하는 일반직 공무원은 특정직인 경찰이 아니다. 담당 업무나 선발 방식도 경찰과 다르다. [출처: 2019년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등 계획 공고]

그렇다면 온라인 게시물을 올린 사람은 무슨 근거로 '여성 비율이 70%가 넘는다'고 주장했을까?

관련 통계 수치를 살펴본 결과, 이 게시물을 올린 사람은 '경찰공무원'이 아닌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통계를 인용해 틀린 주장을 편 것으로 보인다.

일반직 공무원은 경찰청 소속이긴 하지만 '특정직'인 경찰공무원과 하는 일이 전혀 다르다. 이들 대부분이 총무나 서무, 자료 정리 등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시설 관리, 정보통신·전산, 연구 직렬도 있다.

즉,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은 일하는 장소가 경찰청이나 경찰서일 뿐 행정 업무를 주로 하며 범죄 예방 및 수사, 피의자 체포, 공공 안전·질서 유지 등의 경찰 고유 업무는 하지 않는다.

선발 절차도 당연히 경찰공무원과 다르다.

경찰청 일반직 공무원은 대부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공채)을 통해 선발되며,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성된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기술이나 연구 직렬의 경우에는 경력 채용을 진행하기도 한다.

일반직 공무원 선발 시험에는 경찰을 뽑는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시험과 달리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악력, 달리기 등의 종목으로 구성된 체력검사가 포함되지 않는다.

이렇게 선발된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은 2021년 4월 현재 5천193명이며, 이중 여성이 3천502명으로 67.4%다.

이 비율은 2017년 4천70명 중 3천55명으로 75.1%였는데, 게시물이 바로 이 수치를 인용해 "경찰청 본청 내근직 여경 비율이 75.1%"라고 주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율은 2018년 70.1%(4천527명 중 3천173명), 2019년 69.5%(4천837명 중 3천361명), 2020년 68.3%(4천855명 중 3천317명)로 매해 조금씩 줄고 있다.

정리하면 경찰청 본청의 경찰관 중 여성 비율은 13.0% 정도이며, "여성 경찰을 내근으로 돌려 경찰청의 여성 경찰 비율이 75%에 이른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공무원 직군별 여성 비율서 경찰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

경찰 조직 전체로 범위를 넓혀보면 여경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111만3천873명 중 여성 비율은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7.3%(52만6천700명)인 점을 고려할 때, 경찰관 중 여성 비율 자체가 타 공무원 직군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2012~2019 특정직 여성 국가공무원 현황
2012~2019 특정직 여성 국가공무원 현황

경찰은 빨간 표시 참고. [출처: 2020 공공부문 균형인사 연차보고서 ]

우선 같은 해 외무·경찰·소방·검사·교육 등 5개 특정직 직군에서 여성 비율을 직군별로 비교한 결과, 경찰 내 여성 비율이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직 5개 직군 전체의 여성 비율은 55.6%로 집계된 가운데, 교육공무원 여성 비율이 71.9%로 가장 높았고, 외무(38.9%), 교육전문직(37.9%), 검사(31.0%)가 뒤를 이었는데 경찰은 11.9%로 최하위인 소방(5.1%) 다음으로 낮았다.

여성 경찰 비율은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다.

2012년에는 전체 경찰 11만198명 중 여성이 8천171명으로 7.4%밖에 되지 않았는데, 서서히 증가해 2016년 전체 12만4천960명 중 1만2천920명으로 처음 두 자리 대인 10.3%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10.7%(12만6천842명 중 1만3천558명), 2018년에는 11.0%(12만9천734명 중 1만4천327명)가 여성이었다.

즉, 지난해 전체 경찰관 중 여성 비율인 13.1%는 다른 공무원 직군에 비하면 하위권이나, 역대 경찰 인력 통계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또한 2018∼2020년 전체 경찰 중 여경 비율보다 경찰청 본청 여경 비율이 더 낮은 만큼 '여성을 일부러 경찰청 본청 내근으로 돌렸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탐지기를 이용해 불법 촬영 기기를 검색하고 있는 여성 경찰들
탐지기를 이용해 불법 촬영 기기를 검색하고 있는 여성 경찰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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