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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작은 바닷가 마을 엘손테의 비트코인 실험

송고시간2021-06-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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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익명의 기부와 함께 '비트코인 비치' 프로젝트 시작

코로나 속 비트코인 이용 늘어…디지털 격차·변동성 등은 한계

"비트코인 받습니다"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가게
"비트코인 받습니다"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가게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차로 한 시간쯤 떨어진 바닷가 마을 엘손테는 서핑족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인구 3천 명가량의 이 작고 낙후된 마을에 최근 AP·AFP·로이터통신 등 전 세계 주요 외신 기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곳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엘손테에서 '비트코인 비치'(Bitcoin Beach)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9년이다.

엘살바도르 청년들의 비영리단체와 엘손테에 살던 미국인, 그리고 익명의 비트코인 기부자가 뜻을 모아 엘손테를 비트코인 마을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에 비트코인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엘살바도르 엘손테 해변
엘살바도르 엘손테 해변

[로이터=연합뉴스]

EFE통신에 따르면 시작은 마을 강을 청소하는 젊은이들에게 비트코인을 지급한 것이었다. 청년들은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트코인을 받는 가게에 가서 전통음식 푸푸사를 사 먹었다.

엘손테 사람들은 처음에 쉽게 비트코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프로젝트를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

가난한 마을 엘손테엔 은행 지점이 한 군데도 없고, 유일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호텔에 설치돼 있어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다. 엘살바도르 국민 70%가 그렇듯 엘손테 주민 대부분도 은행 계좌가 없다.

코로나로 집에 갇힌 주민들은 이웃 마을에 가서 복잡한 은행 시스템을 이용하는 대신 비트코인으로 미국 등에 이민 간 가족의 돈을 받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출발을 함께 한 익명의 기부자는 코로나19 경제난으로 공용 통화인 달러가 부족해진 주민들에게 가구당 40달러(약 4만4천7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세 차례에 걸쳐 지급하고, 비트코인 거래 앱 사용법을 안내했다.

비트코인을 받는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한 식당
비트코인을 받는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한 식당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을 사용하려는 사람이 늘자 비트코인을 지불 수단으로 인정하는 상점도 늘어났다.

"비트코인 받습니다"라는 문구를 써놓은 상점들을 엘손테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달러와 비트코인을 맞바꿔주는 엘살바도르 유일의 비트코인 ATM도 설치됐다.

'비트코인 비치' 프로젝트 관계자는 엘손테 주민의 90%가 비트코인 거래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의 르포 기사에 따르면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비트코인으로 임금을 받는 벽돌공 아메르 발렌수엘라는 AFP통신에 "개인적으로 이제 달러엔 관심이 없다. 이제 지갑에 돈을 넣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며 비트코인에 쉽게 적응했다고 말했다.

가게에서 탄산음료와 과자를 사고 비트코인으로 지불한 일라리오 갈베스는 AP통신에 "현금 거래보다 쉽다. 집에서 주문과 지불을 하고 가게에 와서 물건을 찾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상점에서 비트코인 앱으로 지불하는 손님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상점에서 비트코인 앱으로 지불하는 손님

[AFP=연합뉴스]

반면 거리에서 과일을 깎아서 파는 술마 리바스는 비트코인을 받긴 하지만 스마트폰 앱이 자주 먹통이 되고 선불 데이터도 바닥나기 일쑤여서 현금을 선호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스마트폰을 살 여유마저 없는 이들도 있다.

엘살바도르 프란시스코 가비디아대의 오스카르 피카르도 교수는 로이터에 "디지털 격차가 매우 크다. 다수의 가난한 이들은 인터넷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며 엘손테의 실험만으로 비트코인 통용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미니슈퍼를 운영하며 비트코인을 받는 마리아 델 카르멘 아빌레스는 AP통신에 "비트코인이 6만달러를 돌파했을 땐 돈을 벌어서 가게 냉장실을 넓혔지만, 이후 가격이 떨어졌을 땐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ATM을 사용해 보기 위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찾아온 에드가르 마가나는 50달러를 넣었더니 47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이 스마트폰에 충전됐다며 "수수료 3달러를 뗐다. 은행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비트코인 ATM
엘살바도르 엘손테의 비트코인 ATM

[로이터=연합뉴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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