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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송 '국가면제' 논란…피해자들 시름만 커져

송고시간2021-06-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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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법정에 세울 수 있나…재판부마다 다른 결론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과거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 주권국가인 일본을 한국의 법정에 피고로 세울 수 있을까.

법리적은 물론 외교적으로도 민감한 이 문제에 법원이 재판부마다 제각각 다른 결론을 내려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최근 위안부 1차 소송에서 승소한 고(故) 배춘희 할머니 유족 등의 신청을 받아들여 "일본 정부는 재산 상태를 명시한 목록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 같은 결정은 앞선 1차 소송 본안 판결과 맥을 같이하지만,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내야 할 소송비용을 면제해준 결정과는 배치된다.

日 상대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 (CG)
日 상대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 (CG)

[연합뉴스TV 제공]

◇ 본안 판결도, 채권추심도 들쭉날쭉…엇갈린 결론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2차례 위안부 관련 본안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결과는 서로 엇갈렸다. 배 할머니 등의 1차 소송은 원고 승소, 이용수 할머니 등이 제기한 2차 소송은 각하로 결론 났다.

승소한 1차 소송은 일본의 항소 없이 그대로 확정됐으나 일본으로부터 받아야 할 비용을 추심하는 것을 놓고도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1차 소송의 판결 주문 첫째 항은 '피고(일본국)가 원고들에게 각각 1억원을 지급하라'는 것이고', 둘째 항은 '소송비용을 피고가 부담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법원은 지난 3월 소송비용을 일본 정부로부터 추심할 수 없다고 결정했는데, 최근에는 원고들이 받아야 할 돈을 추심해야 한다며 일본에 재산 명시를 명령한 것이다.

엇갈린 판결은 모두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왔으나 재판부는 서로 다른 곳이다.

1차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은 올해 1월 민사합의34부(당시 김정곤 부장판사)이고, 2차 소송을 각하한 것은 올해 4월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다.

소송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고 결정한 재판부는 구성원이 바뀐 올해 4월 민사합의34부(김양호 부장판사)이며, 피해자들이 받을 배상금을 추심하기 위해 일본 정부의 재산을 명시하라고 결정한 것은 민사15단독 남성우 판사다.

판결이 엇갈리는 주된 이유는 주권국가를 다른 나라의 재판권에서 면제한다는 취지의 '국가면제'를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의 손을 들어준 1차 소송과 이번 재산 명시 결정에서는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위안부 동원이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인 만큼 국가면제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반면 할머니들의 2차 소송을 각하한 판결과 일본으로부터 소송 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는 결정에서는 국가면제가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봤다. 이 같은 판결과 결정에서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국가면제를 인정했던 사례들을 근거로 들었다.

이용수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4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일본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을 받은 후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혼란 속 피해자들 실제 배상과 멀어져

국가면제를 둘러싼 엇갈린 판결과 결정은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하급심에서 판결이 엇갈리면 대법원의 판단이 기준이 되지만, 이번 사건은 일본이 무대응으로 일관해 대법원으로 사건이 올라가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이 패소한 판결에 대해 상소조차 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패소해야만 상급심 판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급 법원의 판단을 기대할 수 있는 사건은 패소한 2차 소송 피해자들이 항소한 사건과 소송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1차 소송 피해자들이 항고한 사건 두 건이다.

1·2차 소송의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5년가량 걸린 점을 고려하면 2심 판결까지 길게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 문제는 소송 시간이 길어지면 고령인 피해자들이 결과를 지켜보지 못할 우려가 점점 커진다는 점이다.

민사사건 담당 판사는 "위안부 사건은 국가 사이의 일인 만큼 외교적으로 풀었다면 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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