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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예상보다 빨리 닥쳐올 금리인상…저금리 출구전략 세워야

송고시간2021-06-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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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6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금리 인상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봤다. 연준은 성명에서 "백신 접종의 증가에 따라 코로나19 대유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강력한 정책 지원까지 효과를 발휘해 경제 활동과 고용 지표가 강화됐다"고 현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직전인 3월 회의 성명에 포함됐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엄청난 인적 및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표현은 빠졌다. 이 같은 핵심 문구의 변경 또는 삭제는 향후 연준의 행보를 예고하는 명백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또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3명이 2023년까지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봤고 그중 11명은 최소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내년 중 금리 인상을 내다본 위원도 7명이나 됐다. 앞서 3월 회의에서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내다본 위원이 7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조기 금리 인상이 연준 내 대세를 형성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 경제의 강력한 회복세가 분명해짐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에 좀 더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터였다. 이번 FOMC 회의를 통해 연준은 지금까지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보다는 금리 인상이 더욱 빠르게, 더욱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고 할 수 있다. 금리 못지않게 관심을 끈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관해서는 성명에서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은 '훨씬 이후'의 상황이 될 것이며 통화 정책을 변경할 경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시장에 알리겠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와 일치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이고 지속해서 초과하는 징후가 포착되면 정책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5% 급등하는 등 최근 물가 지표가 들썩인 것과 연결 지어 보면 금리 인상과 함께 테이퍼링도 그간의 일반적인 관측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17일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hawkish)'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택한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와 무한대에 가까운 유동성 공급은 경제의 추가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이 같은 '비정상'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들어 물가가 크게 오르고 부동산, 주식과 같은 자산 가격의 급등세가 꺾이지 않는 등 저금리와 통화량 증대에 따른 부작용이 가시화하고 있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통화당국 관계자들이 이르면 연내라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음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국내 경제 상황도 긴축적 통화정책으로의 전환을 불가피하게 하는 요인이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대외 의존도가 높으면서 경제 규모는 작은 우리로서는 독자적으로 느슨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도리도 없다. 따라서 이제 정책의 초점은 '출구 전략'에 맞춰져야 한다.

FOMC 회의 결과가 전해진 후 한국에서는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으며 채권 금리도 올랐다. 이렇듯 미국의 금리 정책은 그 자체로 우리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가계, 기업, 정부 할 것 없이 빚에 중독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중독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부채 역시 당장의 고통을 면하기 위해 맺고 끊어야 할 때를 놓치면 훨씬 더 큰 대가를 초래하게 된다. 저금리의 종식은 고통스럽지만 가계는 가계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거품을 빼고 내실을 다지지 않는다면 후유증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 같은 대비 노력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급격한 자본 유출과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외환 보유 상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대통령 선거 국면과 맞물린 방만한 재정 운용의 가능성이다.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통화량을 환수하더라도 정부가 마구잡이로 돈을 풀어대면 긴축적 통화정책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재정을 집행하는 정부가 자제력을 발휘하고 통화당국과 긴밀히 협력, 공조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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