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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보존 권고한 부평미군기지 내 일제 병원 철거

송고시간2021-07-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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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강제 동원 대표시설 '조병창' 병원…"보존 강제하기 어려워"

캠프마켓
캠프마켓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공장 '조병창'의 병원으로 쓰였던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내 건물이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해당 건물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고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문화재청이 보존을 권고했던 곳이지만, 인천시는 일대 오염 토양의 정화 작업을 위한 철거에 동의했다.

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0일 캠프마켓 남측 B구역에 있는 조병창 병원 건물 등을 철거하되 기록화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국방부 등에 보냈다.

인천시는 도시계획·환경·역사·건축·문화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에서 위원장 주도로 해당 건물을 철거하는 쪽으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판단하고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국방부의 위탁을 받은 한국환경공단은 인천시립박물관의 추가조사를 거쳐 건물을 철거한 뒤 하부와 주변의 토양을 정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환경공단 등은 해당 건물을 보존한 상태로는 유류 등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며 인천시에 철거 여부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철거가 불가피할 경우 철거를 하되 기록화를 철저히 해달라는 취지로 공문을 보냈다"며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에서 정리된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창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건물
조병창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건물

위쪽 사진은 1948년 당시 이 건물의 모습. 빨간 점선은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주한미군 출신 노르브 파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국내 강제 동원의 대표적 시설인 조병창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조병창에 강제 동원됐던 노무자들의 구술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내과·외과·이비인후과·피부과 등이 있었다.

건물 중앙 입구로 들어가면 복도 옆으로 진료실과 입원실이 늘어선 형태로 된 큰 규모의 병원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기다란 형태였던 해당 건물은 현재 2개로 나뉘어 있으며 중간은 비어있다. 비어 있는 지점은 한국전쟁 당시 포격을 맞아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군과 한국군은 해당 건물을 병원으로 사용했으며 이후 주한미군의 숙소와 클럽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캠프마켓 내 10만여㎡ 면적의 B구역을 조사한 뒤 이 건물에 대해 "반드시 보존해 향후 면밀한 조사 및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보존을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해당 건물을 철거한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을 강제로 되돌릴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문화재로서만 중요한 게 아니고 역사적 의미도 있으니 심도 있게 고민해달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인천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청이 보존을 권고했으나 지자체가 철거하기로 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도 "비지정문화재의 보존을 문화재청에서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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