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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백신 자신감…'코로나 관리하며 공존한다' 싱가포르 뉴노멀

송고시간2021-07-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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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접종 완료율 7월말 50%, 8월초 3분의 2 세계 최고 수준…이스라엘 '닮은 꼴'

"코로나 사라지지 않으니 독감처럼 관리하며 함께 살아야"…봉쇄·격리 없어질듯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보고 앉아있는 싱가포르 시민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보고 앉아있는 싱가포르 시민들.

[EPA=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 1년 반 여가 흘렀지만, 전 세계적으로 소수 국가를 제외하고 그 그림자는 여전히 짙다.

누구 할 것 없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를 그리워한다.

이런 가운데 한때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이었던 강소국 싱가포르가 최근 코로나를 관리하며 일상으로 복귀하겠다는 '뉴노멀' 로드맵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구 560만 명 정도인 싱가포르의 전날(8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16명이다.

이 중 3명만 지역감염일 정도로 상황은 안정적이다. 이런 국가가 하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 것이다.

대국민 연설에서 '뉴 노멀'을 언급하는 리셴룽 총리
대국민 연설에서 '뉴 노멀'을 언급하는 리셴룽 총리

[리셴룽 총리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리셴룽 총리는 5월 31일 대국민 연설에서 '뉴노멀'(New Normal)을 언급했다. 우리 말로 '새로운 일상' 정도가 되겠다.

리 총리는 코로나19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독감이나 뎅기열처럼 엔데믹(endemic·주기적 유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와 백신 접종 등을 통해 코로나19를 관리하며 정상적 생활로 돌아가는 '뉴노멀'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겸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서울대 유튜브 '샤로잡다'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연합뉴스 6월 21일 기사 참고)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쯤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인 '팬데믹'은 스페인 독감이었다. 100년 만에 찾아온, 팬데믹을 일으킨 질병을 코로나19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100년이 지난 지금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해마다 찾아오는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로 남아있다. 아마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비슷한 길을 가지 않겠나."

많은 전문가도 같은 의견이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잇따른 출현은 그 방증이다.

코로나와 공존하는 '새로운 일상' 로드맵을 발표하는 태스크포스 공동의장들
코로나와 공존하는 '새로운 일상' 로드맵을 발표하는 태스크포스 공동의장들

[스트레이츠 타임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싱가포르의 코로나19 대응을 책임지는 정부 태스크포스는 한 달여 뒤 언론 기고문을 통해 리 총리의 '뉴노멀' 플랜을 구체화했다.

미국은 독감으로 매년 수십만 명이 입원하고, 수 만 명이 죽지만 예방 조치나 예방접종을 통해 독감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격리하거나 봉쇄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우리도 코로나19와 그렇게 함께 살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전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첫째, 백신 접종 후 감염된 이들은 굳이 병원으로 가지 않고 집에서 회복해도 된다고 했다. 백신을 맞았으니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둘째 감염 사태 때마다 대규모 추적 조사나 격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각종 검사와 장비로 주기적으로 검사가 가능하고, 양성 반응이 나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자가 격리하면 된다는 얘기다.

셋째 확진자 수를 매일 집계하기보다는 추세를 보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물론 지금도 신규 확진자 숫자는 나온다. 신상 정보나 감염 장소 등이 없을 뿐이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지상목표 같았던 '확진자 제로'(0)에 더는 얽매이지 않겠단 얘기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을 거라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접근 방식이다.

대신 얼마나 많은 이가 중증인지, 이들이 백신을 맞았는지 등을 보여준다고 한다.

백신의 효과를 보여주겠다는 속내다.

이는 독감이 유행할 때 당국의 대응 방식과 유사하다고 태스크포스는 설명했다.

요약하면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위험이 낮아지는 만큼 대규모 격리나 봉쇄도 필요 없게 되고, 점진적으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2명까지만 식사를 할 수 있는 싱가포르 식당 모습. 12일부터 5명까지 가능해진다.
2명까지만 식사를 할 수 있는 싱가포르 식당 모습. 12일부터 5명까지 가능해진다.

[EPA=연합뉴스]

당장 12일부터 시동을 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날부터 식당 내 취식 가능 인원을 2명에서 5명으로 늘린다.

또 사전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250명까지 결혼식 참석이 가능하다.

8월9일 독립기념일 행진도 진행하고, 연말에는 제한적이지만 해외여행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거리두기, 봉쇄 등의 단어가 나오는 이때 싱가포르가 '코로나19를 관리할 수 있다'며 일상 복귀를 언급한 자신감 배경에는 높은 백신 접종률이 자리 잡고 있다.

태스크포스 공동의장인 로런스 웡 재무장관에 따르면 8일 현재 인구 10명 중 4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두 차례 모두 맞은 이들이다. '물백신' 논란이 인 중국산 시노백 백신 접종자는 아예 포함하지도 않았다.

웡 장관은 이달 26일에는 인구 절반이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봤다.

이렇게 되면 식당 내 취식 가능 인원은 8명까지 늘어난다.

영화 상영이나 교회 예배,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행사), 스포츠 관람, 결혼식 참여 인원도 500명까지 두 배로 는다.

리 총리가 말한 '뉴노멀', 즉 새로운 일상이 사실상 시작되는 셈이다.

태스크포스는 독립기념일인 8월9일까지는 인구의 3분의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될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이 기록될 전망이다.

마스크 없이 외출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민들
마스크 없이 외출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행보에는 싱가포르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스라엘의 모습도 보인다.

이스라엘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으로 전체 인구(약 930만명)의 60.8%가 넘는 566만여 명이 1차 접종을, 55.6%인 518만여 명이 2회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지난 2월부터 단계적으로 봉쇄를 해제했고, 지난달 15일에는 마지막 남은 방역 조치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앴다.

물론 집단 감염 및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최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복원하긴 했지만, 여전히 집단 면역에 의지해 봉쇄 없이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다.

작년 코로나 사태 초반 강력한 통제로 방역 모범국으로 칭송받다 4월 들어 이주노동자 기숙사발 '집단 감염 둑'이 터지면서 한순간에 동남아 최대 코로나19 환자 발생국이라는 오명까지 썼던 싱가포르.

이후 안이한 대처에 따른 실패를 교훈 삼아 대규모 코로나19 검사와 격리 등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동시에 같은 해 4월부터 코로나 백신 도입 작업을 물밑에서 진행했다.

싱가포르에 도착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차분. 2020.12.21
싱가포르에 도착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차분. 2020.12.21

[싱가포르 공보부 제공/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지난해 12월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을 들여왔다.

이후에도 지속해서 백신을 확보하고, 정부 지도자들은 백신 접종의 안전성을 강조해 괄목할 만한 접종률을 과시했다.

싱가포르가 국토 면적이 서울보다 조금 큰 섬나라여서 코로나19 관리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다.

또 1인당 국민소득으로 보면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부유한 나라와, 재정 문제 등으로 백신 확보조차 여의치 않은 국가들과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감한 백신 접종을 앞세워 코로나 관리 및 일상 복귀를 동시에 추진하는 싱가포르의 실험은 '코로나 시대, 일상 복귀는 가능할까'라는 물음표에 현실적인 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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