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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채무상환 연체자 구제 필요하지만 '도덕적 해이' 막아야

송고시간2021-07-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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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서 본의 아니게 제때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참모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며 채무 상환 과정에서 연체가 발생한 분들 가운데 그동안 성실하게 상환해온 분들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감염병의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경제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겪는 여러 어려움 가운데서도 채무 상환 연체와 이에 따른 신용 저하 위험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염두에 둔 지시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 차질이 1년 이상 계속되다 보니 쪼들리는 사업 경비와 생활비를 빚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형편에 내몰린 이들은 계속 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결국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에 내몰리고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가 상환 능력이 떨어져 채무조정을 신청한 대출자는 2019년 상반기 5만9천여 명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상반기 6만5천여 명, 하반기 6만4천여 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6만3천 명대를 유지했다. 여러 여건을 볼 때 금융 취약 계층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1조8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8.8%나 늘어났다. 그나마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 덕택에 이자 부담은 줄일 수 있었지만, 통화 당국의 공언대로 올해 안에 금리가 인상된다면 영세 자영업자들의 금융위기는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금융채무를 불이행해 신용불량자나 채무조정 대상이 되면 금융 활동에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경제생활 전반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개인의 자존감이 훼손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가장인 경우 가족의 생활까지 피폐해져 오래도록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 '부채 탕감'이라는 부정적 용어를 동원해 비난하기도 하지만, 부채 상환 연체자의 신용 회복을 지원하는 것은 '가성비' 높은 복지 대책이 될 수 있다. 이들의 신용회복을 돕지 않으면 가족까지 함께 절대빈곤의 나락에 빠져들어 결과적으로 더 큰 복지 비용을 들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신복위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 공익단체들이 채무 상환 연체자들의 신용 회복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위기로 서민들의 금융 위기가 날로 심화하고 있어 이 같은 노력을 좀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의 지시도 내려진 만큼 정부 관계부처들이 지혜를 모아 최적의 대책을 가능한 한 신속히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채무 상환 연체자들의 신용 회복이 성공을 거두려면 역시 지원 대상을 정밀하게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용 회복 지원 정책이 어떤 면에서는 재난지원금이나 손실보상금 못지않게 효과적인 코로나19 위기 대책이 될 수 있지만,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을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소중한 세금이 나태하거나 정직하지 못한 이들의 빚을 덜어주는 데 사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옥석을 판별하는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문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비록 부득이하게 연체했어도 상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지를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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