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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파도는 찾아오지만…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송고시간2021-07-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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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 조각 봄이 져도, 봄빛이 깎이거니…."(165쪽)

당나라 시인 두보의 절창 '곡강 이수' 중 첫 구절이다.

비가 오고 남쪽에서 열풍이 불어오면 봄이 지나가듯, 인생의 꽃 시절도 허망할 정도로 빨리 지나가기 마련이다.

칼럼니스트 정은령의 첫 에세이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마음산책)에는 그런 흘러가는 세월이 담겨 있다.

마흔둘에 떠난 친동생의 죽음이 담겼고, 딸과 또 싸우고 말았다는 엄마로서의 죄책감과 야근을 끝내고 귀가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던 생활인의 비애도 실렸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누군가의 딸, 책 읽고 눈물을 흘리는 문학소녀, 직장 여성, 누군가의 엄마로서의 모습이 어느 순간 포개진다.

벌써 중년이 돼 버린 것이다.

어린 시절 읽은 책을 들춰보며 밑줄 그은 구절('괴로움을 돌파하여 기쁨으로')을 읽다가 혀를 끌끌 차는 중년의 저자. 이제는 변색된 책들을 다시 읽어보며 과거를 불러낸다.

이십 대, 저자에게 열정이란 금지된 것들에 대한 도전이었고 두려움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더는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없다고 느꼈지만, 열정은 그것을 알아보기 전에 저자를 덮치곤 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밥벌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라는 이름으로, 그날이 그날 같던 일상 속에서도 열정 때문에 소리 지르고 싸우기도 하고….

그렇게 열정이 찾아올 때도 있었지만, 힘든 시기가 더 많았다. 돌이켜보면 삶은 저자에게 그리 친절하진 않았다.

"이보다 더 힘들까 싶은 순간을 숨 가쁘게 넘어서고 나서도, 언제나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처럼 '이게 뭔가'라는 막다른 느낌이 찾아오곤 했다. 삶은 내게 그랬다."(185쪽)

봄바람에 꽃잎이 떨어지는 것처럼, 근심도 그렇게 마음속에서 떨어지길 기대했건만 근심은 시간의 퇴적층에 켜켜이 쌓여갈 뿐이다.

그래도 그 근심을 뚫고 나가려는 힘, 생명의 힘이 저자 안에 있다. 생명의 동력은 밥이다. 그래서 소중하다. 밥 먹는 일은.

"일단 밥부터 먹자고. 도저히 안 넘어가는 밥, 물 말아 삼키는 한이 있더라도."(135쪽)

정은령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펙트체크센터장이다. 1989년부터 19년간 한 일간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퇴직 후에도 일간지 등에 칼럼을 쓰고 있다.

마음산책. 232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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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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