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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페트병 별도 수거 9개월…현장 따라 제도정착 '온도차'

송고시간2021-09-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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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수거함 배치된 단지는 분리배출 원활…요일 정해 수거하는 단지는 미흡

재활용업계 "도움 되나 홍보 필요"…환경부 "정착에 2∼3년 정도 예상"

투명페트병 별도 수거함
투명페트병 별도 수거함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서울시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에 별도 설치된 투명(무색)페트병 별도 수거함.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고품질 재활용 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투명(무색)페트병을 별도 분리배출하는 제도가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을 대상으로 시행된 지 9개월이 지났다.

이 제도는 올해 말부터 단독주택까지 포함하도록 확대 시행될 예정이나 현장에 따라 제도가 잘 운용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거의 이행이 안 되는 곳도 많다.

분리수거함이 설치된 아파트 등에서는 투명페트병을 모으는 함이 따로 마련돼 있으나, 재활용 수거를 특정 요일에만 하는 아파트 등에서는 여전히 홍보 부족 및 수거의 불편함 때문에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일부 아파트단지, 분리 배출 여건 조성 안 돼…따로 수거 안 하기도

20일 분리수거를 주 2회 진행하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투명페트병을 따로 모으는 곳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주민들이 투명페트병을 따로 모아야 한다는 점을 자각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투명페트병은 플라스틱을 모으는 커다란 마대에 버려지고 있었다.

세대수가 367세대에 불과한 이곳에는 자원순환도우미가 2명이나 배치됐으나 이들은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에 관한 내용을 안내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62)씨는 "투명페트병을 따로 분리해야 한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고, 초반에는 따로 모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더라"고 했다. 그는 "자원순환도우미들에게 왜 가만히 서 있기만 하냐고 물어봤더니 그제야 가서 도우려 하는데 올바른 분리배출에 대한 설명 등은 여전히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투명페트병
투명페트병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서울시 영등포구 한 아파트에서 투명페트병들이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배출돼있다.

1천세대가 넘는 송파구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서는 주 2회 분리수거하는 날 투명페트병을 따로 모을 수 있도록 플라스틱 수거 마대 옆에 큰 비닐봉지를 마련해놨다.

벽에도 분리 수거하는 방법과 투명페트병 별도 배출 등을 안내하는 포스터를 붙여놨다. 별도 분리배출 제도에 관한 홍보는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포스터 바로 앞에서도 많은 주민이 띠지를 떼지 않고 페트병을 일반 플라스틱을 모으는 마대에 넣는 모습이 보였다.

왜 투명페트병을 별도 배출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주민들은 대부분 별도로 배출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귀찮기 때문이라는 대답도 종종 있었다.

이 아파트 주민인 정모(37)씨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지도 몰랐고 경비아저씨도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며 "아파트 벽에 붙어있는 것을 자세히 보고 따르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자원순환도우미가 배치돼있지 않았다. 관리사무소는 "나라에서 자원순환도우미를 보내준다는 것을 몰랐다"고 했다.

투명페트병 별도 수거함.
투명페트병 별도 수거함.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서울시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에 투명 페트병 별도 배출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고, 그 밑에 투명페트별용 비닐봉지가 마련돼 있음에도 일반 플라스틱함에 여전히 투명페트병이 버려져 있다.

◇ 재활용업계 "도움 된다…실효성 높일 방안 고민해야"

투명페트병 분리제도는 정부가 순환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활용 관련 업계 및 페트 관련 업계들과 협력해 마련한 제도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띠지를 분리하기 쉽게 만들거나 묶음으로 팔 경우 아예 띠지를 부착하지 않는 등 분리배출이 용이하게 투명페트병 제조 공정을 개선했다.

환경부는 포스터 등을 통해 이번 제도를 홍보하는 한편 공동·단독주택의 재활용품 수거 장소에서 분리배출을 돕는 자원순환도우미 약 8천명을 배치했다.

자원순환도우미는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수요 등을 분석해 필요한 단지들에 지원한다.

분리수거를 상시로 할 수 있게 분리수거함이 아예 설치된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투명페트병함을 따로 만들어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분리수거를 특정 날짜에만 하는 아파트들의 경우 아예 처음부터 따로 모으지 않거나, 따로 모은다고 해도 막상 업체들이 수거할 때는 한데 모아서 가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부는 투명페트병을 따로 모을 수 있는 마대를 따로 마련해놨으나, 아무런 표시도 돼 있지 않은 탓에 상당수 주민이 일반 플라스틱을 모으는 곳에 투명페트병을 버리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데 모여있는 플라스틱들
한데 모여있는 플라스틱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경기도 하남시 한 아파트의 분리수거 배출 모습. 투명페트병을 별도로 분리하는 마대가 마련돼있지 않아 일반 플라스틱과 투명페트병이 한데 섞여 있다.

재활용업계는 이 제도가 고부가가치 재활용 소재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이지만, 실효성을 높이려면 홍보와 더불어 별도 수거와 처리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무색페트병을 별도 분리해 배출할 경우 재활용 수집·운반 및 재선별, 투명페트병 전용처리시설 설치 등에 큰 비용을 쓰게 된다.

현재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만 시행되지만, 올해 말 단독주택까지 확대 시행되면 들쭉날쭉한 제도 이행률이 더 극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맹성호 한국페트병재활용협회 회장은 "분리배출이 완벽하게 되고 깨끗하게 배출된다고 하면 재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홍보가 덜 돼 있고, 수거 체계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행되다 보니 수거 선별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혼란도 있다"고 전했다.

맹 회장은 "홍보가 원활히 돼 얼마나 많은 국민이 호응하느냐가 관건이지만, 한편으로는 분리수거의 책임을 국민에게만 전가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있다"며 "재활용 사업자들과 정부가 함께 기술 개발에 더 힘써 재활용품 품질을 높여나가는 여러 방안들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아직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업계와 협의하면서 지속해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착하기까지 2∼3년 정도는 잡고 있는 만큼 계속 홍보하고 안내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지자체와 개선해 나가려 한다"며 "수거는 마대 채로 운반하면 업체 측에서 큰 불편 없이 별도 수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도를 어길 시 지자체에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과태료를 우선으로 부과하기보다 여건에 맞춰 운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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