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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혼에 하녀 생활까지…기구한 소녀는 그래도 희망을 말한다

송고시간2021-07-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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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다레 장편소설 '아이 엠 아두니'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여성의 조혼, 여성에 한한 감금·폭행·처형, 여성과 아동 인신매매, 아동 강제 노동과 학대.

북미와 서유럽 국가들, 한국, 일본, 호주 등 서구식 민주주의가 정착된 선진국 사람들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아직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비인권적이고 참혹한 여성 학대와 아동 노동 착취가 일어나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 작가 아비 다레의 장편소설 '아이 엠 아두니'는 이런 비극의 단면을 생생하고 슬프게 전달하면서도 한 줄기 희망을 잃지 않는다.

조혼에 하녀 생활까지…기구한 소녀는 그래도 희망을 말한다 - 1

나이지리아 이카티 마을에 사는 열네 살 소녀 아두니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밀린 집세를 내고 빚 갚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나이 많은 택시 운전사 모루푸의 세 번째 아내로 시집가라는 말을 듣는다.

교사가 되는 게 꿈인 아두니는 몇 달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도 돌봐야 하고 학교에서 공부도 계속하고 싶은데, 결혼해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눈앞이 캄캄하다.

결국 강제로 시집간 아두니의 일상은 고통과 고난의 연속이다. 남편은 밤마다 이상한 약을 먹고 아두니를 짐승처럼 다룬다. 게다가 첫째 부인은 자신의 딸과 아두니가 동갑이라는 사실을 들먹이며 아두니를 "남편 훔치러 온 X"이라고 부르고 괴롭힌다. 딸만 셋을 낳고 넷째를 임신 중인 둘째 부인은 그나마 아두니에 호의적이다. 하지만 둘째 부인은 남편으로부터 이번에도 아들을 못 낳으면 쫓아내겠다는 협박을 받는 불쌍한 신세다.

아두니는 곡절 끝에 지옥 같은 남편 집에서 벗어나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 라고스로 가지만, 커다란 저택에 갇혀 새벽부터 밤까지 힘든 노동에 시달린다. 온갖 구박과 학대를 당하며 제대로 돈도 못 받는 노예 같은 생활이 계속된다.

아두니에 앞서 일했다는 소녀 레베카는 사라졌다. 레베카의 옷을 입고 레베카가 자던 방에서 잠을 자면서 아두니는 레베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한다.

나이지리아에서 자라 영국에서 수학한 다레의 데뷔 소설인데도 독창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서사를 평가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문학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다레는 어린 시절 강제로 결혼하고 가정부로 팔려간 고향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박혜원 옮김.

모비딕북스. 448쪽. 1만8천 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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