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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타 슈이치 감독 "모모코는 혼자서 씩씩하게 살아가죠"

송고시간2021-07-2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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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연출…"내 영화는 모두 코미디"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남극의 쉐프'(2009), '요노스케 이야기'(2013), '모리의 정원'(2017) 등 일상에 소소한 유머를 곁들인 작품들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해온 일본의 오키타 슈이치 감독이 이번엔 혼자가 된 노년의 삶을 들여다봤다.

오키타 슈이치 감독
오키타 슈이치 감독

[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자식과의 관계는 소원한 75세 할머니 모모코의 인생 후반전을 오키타 감독 특유의 편안하면서도 생기있는 분위기로 따라간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는 혼자인 노년의 삶을 외롭다고만 여기는 관객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오키타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모모코 씨는 지금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라며 영화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영화는 모두 코미디"라며 작품마다 유머를 곁들인다며 연출자로서 지향점을 밝혔다.

영화는 필요할 때만 부모를 찾는 자식, 기이한 자세로 혼자 등에 파스를 붙이는 일상 등 다분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내는데, 오키타 감독은 실제 도쿄 근교에서 혼자 사는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많이 녹여냈다고 했다. 여기에 남편과 사별한 이후 63세 나이에 등단한 원작 소설의 와카타케 지사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한몫했다.

"원작을 읽고 끌린 점은 마음의 갈등 부분이었어요. 마음속에 있는 나 자체를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는, 어떻게 보면 특별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영화에서는 모모코의 마음속 갈등을 의인화해 배우가 연기함으로써 원작에는 없는 연출을 만들어 냈어요."

영화에는 모모코와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남성 3인방이 등장한다. 3인방은 모모코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젊은 시절 떠나온 고향의 사투리를 쓰는데, 오키타 감독은 이들이 모모코의 '마음의 소리'라고 전했다.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아마도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모모코 안에 형태를 만들어 왔을 텐데, 3인방은 그 일부분"이라며 "3인방은 백설공주에 나오는 일곱 난쟁이처럼 친위대 같은 명랑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출에 있어 또 다른 독특한 점은 현재의 모모코는 다나카 유코, 젊은 시절의 모모코는 아오이 유오가 각각 연기했다는 것이다. 두 배우는 같은 사람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연기한다. 과거의 모모코는 언제나 생글생글 웃고 있지만, 현재의 모모코는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무표정이다.

오키타 감독은 "결혼한 젊은 시절의 행복과 지금의 행복은 전혀 다른 것으로 생각한다. 두 사람의 모모코에게 그러한 차이가 있다"며 "두 사람이 마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모모코는 과거의 자신과 이야기하면서 '혼자서 간다'는 다짐을 강하게 표현한다. 남편과 함께 지냈던 기억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남편이 죽은 후 자유로운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모코가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키타 감독은 모모코의 쓸쓸함을 주변 사람들을 통해 너무 무겁지 않게 넌지시 드러낸다.

"모모코 대신 나뭇가지를 쳐주는 경찰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대신하는 이미지에요. '먼 아들보다 가까이에 있는 혼다'라는 대사를 하는 혼다자동차의 영업사원도 있죠. 이들은 모모코의 고독을 두드러져 보이게 하는 존재들이죠. (모모코에게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권유하는) 도서관 직원도 등장하는데 거의 변함이 없는 메일을 보내고 있고 그 안에서 아주 조금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죠."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가 하면 모모코가 과거 남편이 대신 잡아주던 벌레를 종이 뭉치로 쾅쾅 힘입게 내리치는 장면도 있다. 살아가는 것, 즉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는 오키타 감독은 "모모코는 혼자서 씩씩하게 살아간다"며 "유머가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영화 속 "중요한 건 사랑보다 자유고, 독립이야"라고 말하는 모모코의 대사와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조금 신기한 영화일지도 모르겠어요. 모모코와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은 한국에도 많이 있지 않을까요. 혹은 그런 사람을 어머니로 두고 있는 사람도요. 홀로 지내는 어머니의 마음속을 상상해서 그린 영화일지도 몰라요. 모모코와 같은 세대의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영화 어딘가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몰라요."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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