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

[팩트체크]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 '방사능 꽃다발' 받는다?

송고시간2021-07-28 10:44

댓글

다수 전문가 "방사성 물질 포함돼도 극미량으로 인체 영향 없어"

"가능성 희박해도 '0' 아니므로 걱정 당연" 지적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빅토리 부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빅토리 부케'

[출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홈페이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입상자에게 메달과 함께 주는 꽃다발 '빅토리 부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원자력 발전소 사고 피해를 극복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피해지역인 후쿠시마에서 재배한 꽃도라지와 미야기산 해바라기, 이와테산 용담화 등으로 만든 꽃다발을 증정한다.

이를 놓고 꽃다발이 방사능에 오염돼 선수들이 피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본 후쿠시마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미야기현과 이와테현은 후쿠시마현 북쪽이다.

해안에 인접한 이들 현은 우리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지역에 모두 포함된다.

일본 언론은 한국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방사능 꽃다발' 우려를 즉시 반박했다.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26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언론이) 과학적 근거도 없이 피해 지역 주민을 모욕하고 있다"며 "기사를 정정하지 않으면 한국 메달리스트에겐 불쌍한 일이지만 앞으로 꽃다발을 건네주지 않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금메달 든 여자 양궁
[올림픽] 금메달 든 여자 양궁

(도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지난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산, 장민희, 강채영이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7.25 jieunlee@yna.co.kr

◇ 전문가들 "꽃다발에 방사성 물질 포함됐어도 극미량"

국내 여러 전문가는 원전 사고 피해지역에서 키운 꽃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극미량이어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김용수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7일 통화에서 "후쿠시마처럼 핵발전 사고로 나오는 방사성 핵종은 대개 무겁고 불완전한 형태여서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는 핵종이 많지 않고, 주로 토양이나 바다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 중에는 삼중수소나 탄소-14 정도가 있을 수 있으나 쉽사리 흩어지는 데다, 식물이 광합성이나 자기 생장에 쓰는 물질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양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짙다고 해도 뿌리를 통해 올라오면서 자연 희석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꽃으로 인한 피폭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수산물과 비교해서는 더더욱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도 "토양에 방사성 물질이 있다고 해도 핵종에 따라 흡수가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이 있는 데다, 꽃 내부까지 들어가려면 생물학적 장벽을 넘어가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확산 정도가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또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재배했다면 비닐하우스가 방사성 오염 물질을 차단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며 "꽃을 잠시 들고 있는다고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안바울 메달 세리머니
[올림픽] 안바울 메달 세리머니

(도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지난 25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6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안바울이 시상식에서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1.7.25 ondol@yna.co.kr

◇선수 피폭 우려 없다는 중론 속 "미미한 가능성이라도 우려" 견해도

설사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꽃에 포함됐다 하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토양에 세슘 등이 잔류해 식물 체내로 들어갈 수 있으나 인체에 영향을 끼치려면 섭취나 호흡을 해야 하고, 그렇게 신체에 들어간다고 해도 극미량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자연 상태, 모든 음식에도 방사성 물질이 있고 대표적으로 칼륨이 많은 바나나"라며 "바나나 한 개만 먹어도 0.1μSv(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능에 노출되는데,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꽃다발을 들고 숨을 쉬었다고 해도 방사능 흡수량이 바나나 한 개를 먹는 것과 비교해 몇만분의 1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건욱 서울대 의과대학 핵의학 교실 교수는 "후쿠시마현의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지역에 1년간 살아도 연간 피폭량이 20m㏜(밀리시버트)가 넘을 수 없다"며 "거기서 자란 꽃을 잠깐 들었다가 놓는다고 해도 자연 방사능 노출량 이상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방사성 물질이 몸에 들어오려면 우리 몸에 들어오는 기전이 있어야 하는데 꽃은 먹는 게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능성이 극히 작더라도 '제로'가 아닌 만큼, 국내에서 제기되는 우려가 타당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대기 중에 방사성 탄소(방사능을 지닌 탄소의 동위원소)가 있을 수 있고, 물에 잘 녹는 세슘이 비에 녹아 토양에 스며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100만분의 1이라고 해도 방사성 물질이 흡수될 수 있으므로 확실한 것은 가능성이 '0'이 아니라는 것이고,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며 "후쿠시마 재건 홍보보다 선수들 건강이 중요한 만큼 일본 정부가 애초에 이런 꽃다발을 선수에게 주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gogogo@yna.co.kr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gogogo@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핫뉴스

전체보기

포토

전체보기

댓글 많은 뉴스

이 시각 주요뉴스

포토무비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