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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부정식품은 불량식품과 달라 먹어도 되나

송고시간2021-08-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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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없는 사람 부정식품 먹게 해줘야" 발언 논란

관련법·식약처 용어집·식품과학회, 부정식품 정의 각각 달라

尹측 "위해성 없는 일부 부정식품 지칭한 것" 해명

은평갑 당원협의회 방문해 인사말 하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은평갑 당원협의회 방문해 인사말 하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3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으로 논란이 벌어지면서 이 용어의 의미를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9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1980년 출간한 저서 '선택할 자유'를 거론했다.

그는 "프리드먼은 먹어서 병에 걸려 죽는 식품이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식품위생 기준에 못 미치는 부정식품이라도 경제적 취약계층이 싸게 먹을 수 있도록 공권력의 단속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에 "가난한 사람은 불량식품을 먹으라는 말이냐"라는 비판이 커지자 윤 전 총장 캠프는 "부정식품은 불량식품과 다른 개념인데도 정치적으로 악의적인 왜곡을 한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불량식품과 부정식품은 다르다. 정치적으로 악의적인 왜곡"이라며 "겉봉지 표시에는 300g이라고 해놨는데 내용물이 한 20g 모자란 것이라든가,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다고 해놓고 실제 그게 덜 들어 있다든가 하는 것이 부정식품"이라고 주장했다.

제조일자 조작한 계란 판매 무더기 적발(CG)
제조일자 조작한 계란 판매 무더기 적발(CG)

[연합뉴스TV 제공]

◇ 보건범죄단속법 "부정식품은 식품위생법 기준·규격 위반 식품"

식품의 안전과 관련된 현행법 중 부정식품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법령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보건범죄단속법)이다.

식품 관련 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이 법에서 부정식품의 개념을 규정한 조항이 존재한다.

이 법이 규정한 부정식품이란 '식품위생법과 건강기능식품법상 영업허가를 받지 않고 만든 식품이나, 두 법에서 정한 각종 기준과 규격을 준수하지 않은 식품'이다.

부정식품을 제조하는 행위는 이 법에 따라 최고 무기징역으로 처벌되는 중범죄다.

판례를 보면 허용기준을 초과한 아황산나트륨이 첨가된 박고지(박을 오려서 말린 반찬)나 포르말린이 함유된 통조림, 타알색소가 첨가된 고춧가루 등이 보건범죄단속법상 부정식품으로 형사 처벌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신 전 의원이 사례로 든 '포장에 적힌 중량에 못 미치는 식품'이나 '특정 성분의 함유량이 적게 들어간 식품'은 부정식품의 한 사례일 뿐으로, 실제 형사실무에서 범죄로 다뤄지는 부정식품은 이보다 훨씬 더 넓은 개념이다.

은종방 한국식품과학회 회장은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과거 빨간 벽돌을 갈아서 넣은 중국산 고춧가루도 부정식품에 해당한다"며 "신 전 의원이 사례로 든 사소한 기준·규격 위반 식품뿐만 아니라 심각한 위생 기준을 위반해 사람의 섭취가 불가능한 식품도 부정식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법에선 불량식품을 따로 구분해 법적 개념을 정의하진 않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자료사진]

◇ 식약처 "부정·불량식품은 먹었을 때 건강 해치는 식품"

현행법령에는 부정식품의 개념을 정의했을 뿐 불량식품을 규정한 조항은 없어 두 식품이 법적으로 다른 개념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대신 식품안전과 관련된 행정실무에서는 부정식품과 불량식품의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식의약품용어집에선 부정식품과 불량식품이 따로 정의돼 있지 않고 '부정·불량식품'으로 통칭한다.

이 용어집엔 부정·불량식품이란 '식품의 제조, 가공, 유통 등의 과정에서 식품위생관련 법규를 준수하지 않고 생산·유통·판매되는 식품으로, 질이나 상태가 좋지 않아 식품 섭취 시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식품'으로 정의된다.

부정식품과 불량식품 모두 사람이 먹기엔 적절하지 못한 식품인 셈이다.

식품과학분야의 국내 최대 민간학술단체인 한국식품과학회가 발간한 식품과학용어사전에는 부정식품과 불량식품이 구별된다.

부정식품은 '법적 기준규격에 적합하지 않은 식품으로, 식품의 기준규격에는 위생적·영양적·기호적·경제적 측면이 있는데 이 중에서 비위생적 식품을 의미한다'고 정의됐다.

또 불량식품은 '품질이 바람직한 기준보다 떨어지는 식품으로, 위생 측면뿐만 아닐 영양가·기호·포장상태 등이 기대되는 기준보다 떨어지거나 결함이 있는 제품'이라고 돼 있다.

즉 부정식품은 식품위생법상 위생 기준과 규격을 지키지 않은 비위생적 식품이고, 불량식품은 위생 문제뿐만 아니라 영양과 기호, 포장상태 등에서 문제가 있는 식품 전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정식품을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다.

은종방 한국식품과학회 회장은 "부정식품은 법이 정한 위생적 기준규격을 어긴 식품으로 바람직한 품질의 기준을 가지지 못한 불량식품의 한 종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유통기한은 지났지만 소비기한은 남은 달걀과 같은 부정식품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였다"면서 "이번 논란은 (윤 전 총장이) 부정식품의 명확한 의미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일어난 사소한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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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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