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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일제 강제동원 흔적, 잇따른 보존 목소리에 철거 유보

송고시간2021-08-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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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무기공장 '조병창' 병원 건물…"철거 계획 취소해야"

조병창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건물
조병창의 병원으로 사용됐던 건물

위쪽 사진은 1948년 당시 이 건물의 모습. 빨간 점선은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주한미군 출신 노르브 파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공장 '조병창'의 병원으로 쓰였던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내 건물의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관계 기관이 철거를 유보했다.

1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은 당초 이달 20일께로 예정됐던 인천시 부평구 캠프마켓 내 조병창 병원 건물의 철거 작업을 유예했다.

국방부의 위탁을 받아 캠프마켓 내 오염 토양을 정화하는 작업을 하는 한국환경공단은 당초 인천시의 의견에 따라 해당 건물을 철거한 뒤 하부와 주변의 토양을 정화할 계획이었다.

앞서 국방부는 해당 건물을 보존한 상태로는 유류 등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인천시에 의견을 물었고 건물을 철거하되 철저히 기록해달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조병창 병원 건물의 철거 계획이 알려진 뒤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데다 문화재청까지 현장 방문 뒤 재차 보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자 인천시는 일단 철거를 유보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시는 일제 강제징용의 역사적 유물인 캠프마켓 내 조병창 병원을 철거하지 말고 역사적 유산으로 보존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최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이것만은 지키자' 공모전에도 조병창 병원 건물의 보존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사학을 전공하며 대학생들에게 근현대 역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고 밝힌 글쓴이는 '해당 건물은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설로 아직도 식민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에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시민청원 게시판에도 최근 한 시민이 글을 올려 '철거는 우리 국민의 이전 세대, 현세대, 후손 모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병창 병원 건물의 보존을 권고한 적이 있는 문화재청은 지난 3일 재차 인천시와 국방부에 보존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캠프마켓은 역사성, 건축적 내력, 건물들이 가지는 공간적 의미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병원 건물은 다른 구역(D구역) 조사 시까지 철거를 유예해 달라"고 했다.

문화재청은 그러면서 "향후 캠프마켓은 건축물 및 구조물 등 시설물 전반에 대한 조사 후 문화유산으로서의 종합적인 가치를 검토한 후에 보존 관리 방안을 협의하고자 하오니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도 덧붙였다.

역사·건축 분야 전문가들은 관계 기관이 건물 철거를 유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획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다른 구역에 대해 조사할 때까지 철거를 유보해달라고 해 일단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앞으로 국방부와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 협의를 거쳐 철거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의 무기 제조공장이었던 인천 조병창은 국내 강제 동원의 대표적 시설이다.

기다란 형태였던 조병창 병원 건물은 현재 2개로 나뉘어 있으며 중간은 비어있다. 비어 있는 지점은 한국전쟁 당시 포격을 맞아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군과 한국군은 해당 건물을 병원으로 사용했으며 이후 주한미군의 숙소와 클럽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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