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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았던 철군 여론도 허망한 바이든, 박수는커녕 거센 책임론

송고시간2021-09-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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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 소신 고수하며 아프간전 종식…철수 대혼란에 여론은 싸늘

정치권은 진상 규명 압박…공화당선 사임 넘어 탄핵 추진 주장도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크리스토퍼 도나휴 미국 육군 82공수 사단장이 아프간에서 마지막 철수하는 미군으로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도나휴 사단장이 아프간 땅을 마지막으로 떠난 미군이라고 밝혔다.[미국 중부사령부 제공]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크리스토퍼 도나휴 미국 육군 82공수 사단장이 아프간에서 마지막 철수하는 미군으로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도나휴 사단장이 아프간 땅을 마지막으로 떠난 미군이라고 밝혔다.[미국 중부사령부 제공]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둘러싸고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인 절대다수가 찬성하는 아프간 철군을 완료했지만 철수 과정에 빚어진 대혼란으로 인해 정치권은 물론 대중으로부터도 냉혹한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프간 철군은 지론이자 소신이었다. 2001년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 아프간전 개전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취임할 즈음엔 이미 확고한 철군론자로 바뀌었다.

탈레반 소멸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전쟁 승리에 대한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다. 아프간에 들어선 친미 정권의 각종 부패와 취약한 군사력에 대한 강한 불신도 작용했다.

2008년 장남 보 바이든이 육군 소령으로서 이라크에 투입된 뒤 해외 파병 군인을 둔 가족의 아픔을 이해한 것 역시 요인이 됐다고 한다.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설득하려 노력하고, 파병 증원을 주장하는 국방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1월 대통령에 취임한 바이든은 지난 4월 미군 철수와 아프간전 종식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 견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중동과 중앙아시아에 더는 미군이 발목을 잡혀선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도 추가된 것으로 여겨졌다.

(카불 AF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마지막 미국 항공기가 이륙한 직후 밤하늘에 축포가 쏘아 올려졌다.

(카불 AF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마지막 미국 항공기가 이륙한 직후 밤하늘에 축포가 쏘아 올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0년 된 미국의 최장 전쟁을 끝낸 지도자로 박수를 받을 줄 알았겠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진격 속도를 오판하고 아프간 정부군의 방어 능력을 과신하는 바람에 지난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까지 함락하며 정권을 장악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빚어졌다. 아프간 정부군이 최소 연말까지는 버텨줄 것이라는 정보당국의 예상이 허무하게 빗나간 지점이기도 했다.

당시는 철군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민간인 대피는 이제 막 시작되던 시점이었던 만큼 미국은 다급해졌다.

철군 완료도 전에 '20년간 적'이던 탈레반에 아프간을 내준 것도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는데, 대피 과정의 대혼란까지 벌어지자 바이든의 준비 부족 질타 등 리더십에 대한 불신 증대로 이어졌다.

더욱이 지난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명가량이 사망하는 일까지 터지자 여론은 싸늘히 식었다.

마침내 아프간 현지시간 30일 밤 11시 59분 마지막 미군 수송기가 카불 공항을 이륙하며 전쟁이 끝났지만 바이든은 박수는커녕 거센 책임론에 휘말려 있다.

안전 문제 탓에 미처 대피시키지 못한 미국인을 남겨두고 아프간을 황급히 떠난 상황이라 비판 여론이 더욱 비등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바이든이 정한 철수 완료일은 사진 찍기용을 위한 정치적인 것이라고 치부하며 바이든이 모든 위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각을 세웠다.

공화당 밴 새스 상원 의원은 이번 철수를 국가적 치욕이라면서 "역사는 이 비겁함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고, 아프간전 참전 용사인 공화당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 의원은 바이든의 사임을 촉구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의 보수 성향 일부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 추진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카불 테러 대국민연설 중 기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6일 카불 테러 대국민연설 중 기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공화당을 중심으로 의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AP통신은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피 조처에 대한 조사를 요구해 왔고, 민주당 의원조차도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조사를 지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론도 냉담함 그 자체다. 아프간 전쟁은 이달 초 AP통신의 여론조사에서 60%가량이 싸울 가치가 없다고 답할 정도로 철군 여론이 높았던 사안이다.

그러나 바이든의 철군 대응에 대해서는 부정적 응답이 훨씬 높다.

ABC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지난 27~28일 실시한 조사에서 약 60%는 바이든의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아프간 대피를 둘러싼 혼란이 벌어진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속출한다.

AP는 "전쟁이 끝났지만 바이든의 아프간 과제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아프간에 수천명을 남겨뒀다. 이건 도덕적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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