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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홍천 화촌면 3년 3개월간 '131번째 바통' 릴레이 후원

송고시간2021-09-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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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문화 '낙수효과' 선순환…주민 주도 복지사각 지대 발굴 효과

후원금 7천만원 불우이웃 전달…"쌀 한 톨도 나누는 온정 계속될 것"

(홍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지역공동체인 이웃을 돕는 후원문화가 '낙수효과'로 이어지고 있지요."

2019년 화촌면 이장협의회 65번째 후원
2019년 화촌면 이장협의회 65번째 후원

[홍천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 홍천군 화촌면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릴레이 후원에 3년 3개월간 한차례도 빠짐없이 매달 2∼3차례씩 131번째 이어지고 있어 화제다.

화촌면의 릴레이 사업은 복지 손길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마을 단위까지 빈틈없는 후원과 기부문화 확산을 꾀하고자 자체적으로 추진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사건 이후 2015년 7월 사회보장급여법 제정에 따른 '복지 사각지대 발굴'이 바탕이 됐다.

홍천군은 지속적인 복지예산 증가에도 마을 곳곳까지 전해지지 않는, 여전히 낮게 느껴지는 복지 체감도를 높이고자 지역을 광역화하고 주민들 네트워크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재구성해 지역별로 특색있는 복지사업을 추진토록 했다.

이에 따라 화촌면은 '맞춤형 복지' 전담부서를 만들어 릴레이 후원에 나섰다.

하지만 인구 4천500명 안팎인 작은 마을에 이름마저 생소한 사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화촌면 공무원 111번째 후원
화촌면 공무원 111번째 후원

[홍천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주민복지 담당 부서와 차이가 모호했던데다 활동이 미비했던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한 사업에 무엇을 할지 인식이 부족했던 탓이다.

그러다 맞춤형으로 복지제도 밖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방법을 릴레이 후원으로 답을 찾게 됐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근로 능력이나 부양의무자가 있는 등의 이유로 정작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주민 온정이 하나둘씩 모여 지역공동체를 실천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릴레이 후원은 현재 131번째로 이어졌고, 7천만 원이 넘는 후원금은 이웃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후원금이 강원도공동모금회를 거쳐 화촌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주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학생의 책상구입부터 마을 어르신의 발이 되어주는 실버카까지 마을에 필요한 일에 후원금이 담긴 바통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개인별 후원 금액은 후원자가 부담 없이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액을 밝히면 부담이 될 수 있어 얼마가 됐든 많은 이웃이 동참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후원 바통은 고사리손으로 용돈을 모은 어린이부터 80대 백발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잡았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출향인과 지역기업 대표, 이장협의회 등 지역사회단체, 익명의 후원자까지 힘을 보태 '바통 잇기'는 속도를 냈다.

특히 한 명의 후원자가 여러 차례 주자를 자처한 주민도 적지 않았다.

첫 번째 주자는 2018년 6월 1일 화촌면의 광운사 청운 스님이 맡았다.

광운사 청운 스님(오른쪽에서 두 번째) 첫 번째 후원금 전달
광운사 청운 스님(오른쪽에서 두 번째) 첫 번째 후원금 전달

[홍천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평소 어려운 이웃에 온정을 베풀고 있던 청운 스님이 자녀가 있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살아가는 어르신 이웃을 돕고자 선뜻 응했다.

청운 스님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이 번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모두 11번째 후원에도 겸손과 이웃사랑이 몸에 뱄다.

이어 광운사의 성지순례단 회원들이 두 번째 주자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처음에는 후원자가 다음 후원자를 지정하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지목받지 못한 후원자가 순서를 기다리는 불편함이 잇따르자 릴레이 후원에 참여하려는 후원자가 바로 후원금 등을 기탁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화촌면 관계자는 "릴레이 온정이 기대 이상으로 빨라졌다"며 "후원 방식을 몰랐을 뿐 어려움을 나누고 싶은 한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연말에는 화촌면의 마을 살림을 맡은 이장협의회가 바통을 받아 2018년 24번째, 2019년 65번째, 지난해 100번째 후원 주자에 명단을 올렸다.

올해 초 화촌면 사무소 직원들도 동참했으며, 특히 다른 마을인 홍천읍에 거주하는 이병길 씨는 릴레이 후원에만 모두 4차례 도움을 주었다. 이씨는 수없는 봉사로 국민추천포상 대통령상(2016년)을 받는 등 기부 천사로 알려졌다.

강은수(왼쪽)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장과 기부 천사 이병길(가운데) 씨 후원금 전달
강은수(왼쪽)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장과 기부 천사 이병길(가운데) 씨 후원금 전달

[홍천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130번째로 최병일 외삼포1리 이장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기탁했으며, 지난 2일에는 홍천읍에 있는 기업인 안희순 대표가 131번째 후원에 참여했다. 안 대표는 2019년부터 이번까지 3번째 후원이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장을 겸하고 있는 강은수 화촌면 이장협의회장은 매년 2차례가량 후원금에 개인 사재까지 더해 명절을 맞은 이웃 어르신에게 전달하는 등 책임을 다하고 있다.

아내 윤명순 씨도 배우자의 이웃 사랑 실천에 4번째 후원을 할 정도로 닮은꼴이 됐다.

강은수 회장은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공무원과 주민, 사회단체의 릴레이 후원은 정신적 고통에 빠진 이웃이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복지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며 "빵 한 조각, 쌀 한 톨이라도 나누려는 릴레이 온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안희순(가운데) 대표 131번째 릴레이 후원금 전달
지난 2일 안희순(가운데) 대표 131번째 릴레이 후원금 전달

[홍천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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