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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2037년께 현역자원 부족…병역제도 '발등의 불'

송고시간2021-09-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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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병력 50만명 유지시 매년 20만명 필요"…군, 여군·간부·민간인 충원

"군복무 잘 마치고 올께요"…코로나19 이전 입영행사 모습
"군복무 잘 마치고 올께요"…코로나19 이전 입영행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에 입대할 가용 현역자원이 16년 후부터 부족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려는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책의 일환으로 모병제와 여성징병제 등도 검토해보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국방부와 병무청 모두 "시기상조", "사회적 합의 필요" 등의 입장을 밝히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 부처는 징병제에 일부 모병제가 혼합된 현재의 '징·모병 혼합제'를 일단 유지하면서 추이를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 '모병제·여성징병제' 지속 제기될 듯…정치권 '병역제도' 관심 가져야

출산율 저하로 20세 남자 인구(가용 병역자원)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모병제와 여성징병제 도입 검토 등 현재의 병역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된 지 오래고, 앞으로 이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에는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 바 있다. 일부 대권주자는 "1년짜리 남녀공동복무제와 징·모병 혼합제를 결합하면 징병으로 인한 복무 기간을 단축하더라도 50만 병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내놨다.

사실 병역제도 문제는 국방부와 병무청만이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정치권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여야 대권 주자들도 병역제도와 관련한 공약 또는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비전 제시는 국민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어서다.

군은 통상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안팎의 의견 수렴이 필요한 대형 전력증강 사업을 추진할 때는 10∼3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수립한다. 관련 예산 충당 여건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치는 데 기간이 많이 소요돼서다. 하물며 단기간 뚝딱거려서 될 것도 아닌 국가안보에 중대한 병역문제가 아닌가.

모병제 도입 간담회 모습
모병제 도입 간담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욱이 16년 후부터 가용 현역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 이상, 모병제든 여성징병제든, 징·모병 혼합제 유지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대책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모종화 전 병무청장도 작년 국회 국정감사 때 "앞으로 10∼15년 후에는 현역 인원이 부족해지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어 대안이 나와야 한다"며 "단기·중기·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병역제도가 전반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지난 2일 발표한 '2022∼2026 국방중기계획' 자료에서 내년부터 상비병력 50만 명 수준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수준을 유지하려면 매년 20만 명의 가용 현역자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매년 20만 명이 필요하다는 국방부의 설명을 기준으로 하면 오는 2037년께 병역자원이 부족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현재 출산율을 적용한 결과로 신생아 출산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 "상비병력 50만명 유지하려면 매년 20만명 필요…2037년께 1만6천명 부족"

4일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20세 남자 인구(가용 병역자원)는 2022년 25만7천 명, 2025년 22만5천 명, 2026년 23만1천 명으로 예측됐다. 매년 20만 명 입대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22년에는 5만7천 명, 2025년 2만5천 명, 2026년 3만1천 명 정도 각각 여유가 있다.

그러나 2036년 가용 병역자원은 20만8천 명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입영할 자원은 8천 명이 남지만, 간당간당한 수준이다. 급기야 2037년엔 병역자원이 18만4천 명으로 준다. 20만 명이 입대한다면 1만6천 명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군에서 필요로 하는 현역자원이 '마이너스'가 되는 첫해다.

2038년 병역자원은 16만1천 명으로, 3만9천 명이 부족해진다는 충격적인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인구 추계에 따라 병역제도 개선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됐다.

국방부는 모병제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 공감대 형성과 재정확보, 남북 간 평화 정착 등의 조건이 필수적"이라며 "모병제로 전환하면 환원이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비병력 규모
상비병력 규모

[국방부 자료 캡처]

모병제 장점은 병역의무 이행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병역회피 등으로 인한 갈등이 감소하고, 군 전체가 전문 직업군인으로 편성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월급 등 병력 유지비용이 대폭 증가하고, 고학력·전문인 기피 등 우수 인재 획득 여건은 악화하는 단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국방부는 여성 징병 문제도 신중한 입장이다.

국방부는 "여성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하면 병역의무 대상과 복무기간, 민방위 편입 등 병역법과 민방위기본법에서 많은 개정 소요가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역법과 민방위기본법은 의무 대상을 남성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여성징병제 문제는 소요 병력 충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양성평등에 대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 여군·간부·민간인력 지속 확대…전문가들 "근본적 해결책은 못돼"

국방부는 일단 여군과 간부, 민간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장교와 부사관 중 여군 비중을 2017년 5.9%에서 내년 8.8%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여군 전용 화장실 2천200동과 편의시설 2천731동을 올해 확보했고, 100세대 이상 관사에 설치하는 군 어린이집을 2024년까지 100%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군은 2017년 '여군 제한 부대 및 직위 관련 규정'을 폐지, 최전방 GOP(일반전초)와 해·강안 경계 대대 지휘관 등에 여군 보직 제한을 풀었다. 그 결과, 군 역사상 최초로 여군 전차 조종수가 탄생했고, 육군 최초로 여군 모터사이클(MC:Motor Cycle) 승무원도 나왔다.

여군 최초 포대장과 전투비행대장, 첫 여군 함장도 배출됐다. 여군 최초로 유격전문가인 레인저 자격증을 딴 부사관도 탄생했다. 남성 장군의 전유물이었던 육군 항공작전사령관도 여군이 맡아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를 지휘하기도 했다.

다만, 특수부대 대대급 이하 부대의 중·소대장, 폭파담당관, UDT, 공군 항공구조사, 잠수함 승조원 등은 아직 배치가 제한된다.

임관한 신임 부사관들
임관한 신임 부사관들

(익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27일 오전 전북 익산시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1-2기 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2021.8.27 doo@yna.co.kr

아울러 간부 인력을 늘려 숙련된 업무가 필요한 전투 분야에 배치할 계획이다.

간부 규모는 2017년 19만6천 명(상비병력 31.6%)에서 2026년에는 20만2천 명으로 확대한다. 이는 상비병력의 40.5% 수준이다. 50만 명을 유지할 경우 2026년이면 병사는 30만 명, 간부는 20만 명 수준이다.

이에 국방부는 앞으로 군 인력 및 부대구조가 기존 '병력 집약형'에서 첨단무기 중심의 '기술집약형'으로 변화할 예정이어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숙련된 간부 인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직업군인을 장기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의 단기 의무복무 인원을 줄이고, 중·상사 등 중간계급 규모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전투 분야에 근무할 민간 인력 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주로 정비와 보급, 행정, 교육 분야 등이다. 군인은 전투에만 집중하자는 방침에서다.

민간인력 규모 확대
민간인력 규모 확대

[국방부 자료 캡처]

민간 인력은 2017년 3만2천 명에서, 2026년까지 6만2천 명으로 단계적 확대 계획도 세웠다.

상비병력 규모를 50만 명에서 20만~30만 명 수준으로 변화를 주지 않는 한 이런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에 50만 명 이하로 상비병력을 줄여도 문제가 없는지, 병사 군 복무 기간은 18개월이 적정한지, 모병제로 했을 때 예산과 인력 충당은 가능한지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공론화하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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