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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드라마 'D.P.'는 옛날 군대 다룬 픽션?

송고시간2021-09-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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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자살 건수 줄었지만 비중은 커져…"가혹행위 벗어나려 극단 선택"

군인권센터 '폭행·성추행' 피해 상담 접수 매해 증가

드라마 'D.P.'
드라마 'D.P.'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군대 내 폭력과 부조리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군대의 인권 실태에도 관심이 커졌다.

국방부는 이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2014년인 점을 지목하며 '최근 군 현실과는 다르다'고 해명하지만, 실상은 드라마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드라마의 원작이 된 만화 'D.P. 개의 날'의 김보통 작가도 페이스북에 군 가혹행위 사건·사고와 관련한 최근 기사 여러 건을 공유하고는 "D.P. 고증 엉망이다"라며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가혹하다는 견해를 반어적으로 드러냈다.

김 작가는 군무 이탈 체포조 출신으로 자신의 경험에서 바탕으로 원작 만화를 그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군 생활관(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군 생활관(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내 자살건수 감소세…이스라엘군보다 병력 대비 자살건수는 많아

군 인권과 병영 환경이 개선됐는지를 평가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지표를 살펴볼 수 있지만 이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경우인 군내 자살 사건을 따져봤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11∼2020년 10년간 군내 자살 건수는 대체로 감소하는 흐름이다.

군내 자살은 2011년 97명에서 2012년 72명, 2013년 79명이었다가 2018년 56명, 2019년 62명, 2020년 42명으로 줄어들었다.

군대 장병 규모를 고려한 병력 10만명 당 자살 건수는 2011∼2013년 각각 15.2명, 11.1명, 12.2명을 기록했고 2017년 8.0명, 2018년 8.8명, 2019년 9.7명이었다.

국방부는 "군내 자살률은 20대 일반 국민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일반 국민의 자살률은 군보다 통상 배 이상이다.

그러나 군대가 인력 관리가 엄격해야 하고 통제된 환경인 만큼 일반 사회와 자살률을 단순히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의 징병제를 거론할 때 비교 대상으로 주로 삼는 이스라엘 방위군의 병력 10만명 당 자살 건수는 한국군보다 낮다.

세계은행의 자료와 이스라엘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스라엘 국방부의 발표를 고려하면 이스라엘 현역 장병 10만명 당 자살 건수는 2012년 7.6명, 2013년 3.8명이었고 2018∼2020년 3년간 각각 5.1명, 6.8명, 5.1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군보다 병력 10만명 당 자살 건수가 3∼4명 정도 적은 셈이다.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군에 징집하는 데 이스라엘 국방부에 따르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병은 남성이 90% 이상이다.

육군 신병교육대 훈련병(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육군 신병교육대 훈련병(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 사망사고 70% 이상이 '자살'…최근 10년간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

한국군의 자살 건수가 적어도 최근 10년간 줄어드는 흐름이긴 하지만 군 사망사고 원인 중 자살이 압도적인 비율로 가장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비율은 2011년 68%, 2012년 65%, 2013년 68% 등으로 60%대 중후반이었다가 2019년과 2020년엔 각각 72%, 76%로 오히려 높아졌다.

국내 20대 남성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이지만 전체 사망원인 대비 비율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46%, 48%로 군보다 훨씬 낮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의 김형남 사무국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군인 전부가 인권침해 탓이라고 볼 순 없다"면서도 "가혹행위 등의 사건·사고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탈영하는 것처럼, 더 극단적인 형태로 '죽지 않으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겠다'고 생각해 죽음을 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전체 사망사고 중 자살의 비중은 2018년 21%, 2019년 44%, 2020년 32%로 한국군보다 크게 낮았다.

2018년까지 징병제를 실행한 대만도 군내 사망 사건 중 자살의 비율은 한국군보다 낮았다.

현지 언론 대만 차이나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2000∼2012년 대만에서 군 복무 중 사망한 2천88명 중 자살은 322명으로 15%였다.

대만에서도 군 인권침해와 이에 따른 높은 군 자살률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였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개선됐다.

'황마마'(황씨 성 자녀의 어머니)로 불리는 천피어 씨가 1995년 해군에 복무한 아들 황씨가 의문사하자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사회운동을 벌인 덕분이다.

당시 대만군은 천 씨에게 아들이 탈영했다고 해명했으나, 며칠 뒤 해안에서 머리에 못이 박히고 몸 곳곳이 멍 든 황 씨 시신이 발견돼 군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이후 대만에서는 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천 씨는 군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단체를 만들고 정부와 의회를 압박해 관련 제도를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군 원인별 사망사고 현황
군 원인별 사망사고 현황

전체 사망 원인 중 파란색 표시된 부분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다. 사망사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국방부 자료]

◇ 폭행·성범죄 피해 상담도 매년 늘어…"군인권 보호관 제도 필요"

'요즘 군대 좋아졌다'고들 하지만 드라마의 소재가 된 군내 인권 침해, 범죄 피해를 호소하는 군인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천710건의 상담 신청이 접수됐는데, 이는 전년도 보다 0.6% 증가했다.

2019년엔 상담 건수가 1천699건으로 전년도(1천238건)보다 37.2%나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상해, 폭행 등 구타와 모욕, 폭언 등 언어폭력 피해를 호소한 상담이 각각 96건, 273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11.6%, 12.8% 증가했다.

강간, 준강간 등 성폭력 피해의 경우 16건으로 전년(3건)보다 4배 이상 늘었고 성희롱 피해 역시 55건으로 2019년 11건에서 25% 급증했다.

김 사무국장은 "현재는 피해자들 사이에 '이야기해봤자 소용없다'는 무력감이 지속하는데, 이로 인해 반복되는 상황은 군이 자초한 것"이라며 "군 스스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처리함으로써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부에서 군을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가혹, 부당 행위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처리할 수 있는 군인권 보호관 제도가 필요하다"며 "실제로 독일에서 이러한 제도가 활성화돼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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