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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피해자 호소' 가해자와 공유한 공공기관장

송고시간2021-09-0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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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감사위원회, 정보산업진흥원장에 감봉 3개월 요구

직장 내 성폭력(CG)
직장 내 성폭력(CG)

[※위 이미지는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한 메일을 2차 가해자와 공유한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에게 시 감사위원회가 징계를 요구했다.

23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성희롱·성폭력 고충 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에 대해 감봉 3개월 처분을 기관에 요구했다.

감사 내용을 살펴보면 회사 과실로 징계 시효가 지나 성희롱 가해자를 징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원장은 피해자 A씨에게 "징계 시효는 본인이 잘 확인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피해자가 징계 관련 인사위원회 구성 공정성과 징계 시효에 대한 신고인의 요구와 의견을 기재한 메일을 2차 가해자에게 그대로 공유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성희롱 2차 가해자에게 신고인 메일을 공유한 행위는 2차 피해를 주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중과실의 무거운 비위'라고 판단했다.

감사위원회에 앞서 열린 성희롱·성폭력 고충 심의위원회는 의결서에서 "이미 기관에서 성희롱, 2차 가해 발생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휴직 연장 거부, 특별감사, 징계 시효 도과 등의 복합·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해 여성가족부 등 여러 기관에서 관심이 있는 사안인데도 2차 가해자에게 신고인 메일을 공유하는 행위는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중과실의 무거운 비위"라고 판단했다.

앞서 피해자는 원 가해자가 견책·훈계만 받자 부산시에 재심을 요구했고, 정보산업진흥원이 부산시로 사건이 넘기는 과정에서 징계 시효가 넘겨 추가 징계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원장에게 2차 가해와 징계 문제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지만, 오히려 징계 시효를 본인이 확인하지 못했다며 A씨를 탓하고 피해자의 의견을 2차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에게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부산시의 징계 요구에도 원장은 임기가 이달 말까지라 실제 징계로 이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부산시 감사위원회 징계 요구에 따라 정보산업진흥원은 이사회에서 징계를 결정하는데 원장은 감사위원회에 한 달 안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1차·2차 가해자는 징계를 피하거나 가벼운 징계를 받았지만,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 속에 아직 회사로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부산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공공기관의 성폭력 실태와 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피해자 상황 자체가 처음 공기관에서 대처를 잘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인데 직장 내 성희롱 피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공공기관 분위기와 원장의 부족한 성 인지 감수성으로 결국 피해자만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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