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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액티브] "마스크 안 쓰는 세상을 위해"…달리며 청소하는 '줍깅'해보니

송고시간2021-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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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경림 인턴기자 = "돈 많이 벌어 자녀에게 최고급 마스크를 사주기보다 마스크 쓸 일 없는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로서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영리 단체 와이퍼스의 황승용(36)씨는 전국 주요 도시와 산, 바다 등을 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을 하는 이유로 마스크가 필요 없는 세상을 꼽았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의미의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줍다와 조깅을 합성한 '줍깅'으로도 불린다.

플로깅 현장
플로깅 현장

[와이퍼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건강과 자연보호를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운동하며 환경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플로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청년단체, 환경단체 외에 SK텔레콤과 현대차, 신세계, 부산항만공사 등 기업 임직원들도 플로깅이나 관련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황씨가 이끄는 와이퍼스는 보통 3~4명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3㎞ 내외를 다니며 플로깅을 진행한다.

지난해 8월부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대학 주변을 달리며 플로깅을 했다는 김현수(25)씨는 지구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고민한 끝에 눈앞에 보이는 쓰레기 줍기를 결심했다.

김씨는 "플로깅을 하며 지나간 길이 깨끗해졌다는 뿌듯함과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웠다는 성취감 등을 느꼈다"며 "쓰레기가 (재활용해) 장난감이 되기도 하는 등 가치 있는 것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아차산 플로깅 과정에서 썩지 않은 쓰레기가 대거 발견됐다.
지난 7월 아차산 플로깅 과정에서 썩지 않은 쓰레기가 대거 발견됐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말마다 플로깅을 실천하는 것이 목표인 플로깅 1년 차 윤선영씨는 "공원에서 쓰레기 한 봉지 줍는 걸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플로깅 하는 걸 보고 몰랐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한 사람이라도 변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 1시간 플로깅 후 펫트병 담배꽁초로 가득…운동 효과도 '톡톡'

많은 플로깅 참여자들은 거리에서 담배꽁초를 많이 줍는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전국 13개 지역 생활 속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는 담배꽁초(54%)였다. 같은 해 전국 동·서·남해안에서 가장 많이 수거된 해양쓰레기도 담배꽁초였다.

담배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풍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바다에 유입될 경우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는 생선을 소비하는 인간의 몸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플로깅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600㎖ 페트병을 담배꽁초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플로깅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600㎖ 페트병을 담배꽁초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촬영 최경림. 재판매 및 DB 금지]

거주지 인근 상황이 어떤지 확인해보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4시 성남시 한 공원에서 홀로 플로깅을 해보니 1시간 만에 600㎖ 페트병이 담배꽁초로 가득 찼다.

천천히 달리다가 멈춘 채 배수구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수거하기 위해 앉았다 서기를 반복했다. 팔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일은 다리도 쭉 뻗어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1시간 후 이마에 땀도 제법 맺히는 등 약 130㎉를 소모할 수 있었다. 환경 보호 활동에 참여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 전문가 "주변 환경에 관심이 커져…담배꽁초, EPR 대상에 포함해야"

일부 전문가는 플로깅이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과 공간에 대한 애착이 결합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실내 주거 공간뿐만 아니라 외부 공간 즉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SNS를 통해 환경에 대한 바람직한 가치관과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 방법을 공유하며 이러한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담배꽁초 투기에 대해서는 정부나 담배회사가 나서 담배꽁초를 모아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토록 하고 담배꽁초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에 포함할 것을 당부했다. EPR는 재활용 의무대상 제품·포장재를 제조·수입하는 기업에 제품·포장재로 인해 발생한 폐기물에 대해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조민정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담배꽁초 수거를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에 처리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며 "동시에 길가에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못하도록 벌금을 부과해야 할 것"을 말했다.

kyoungrim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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