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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민지원금 이의신청 계속되면 그때마다 대상 확대할건가

송고시간2021-09-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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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번 주부터 신청이 시작된 국민지원금을 둘러싸고 이의신청이 폭주하자 당정이 지급 대상자를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완주 정책위 의장은 9일" 불만 요인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이의신청에 대해 구제하는 방안을 당도, 정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득 하위 88%로 정한 지급 기준을 90% 정도로 하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국민지원금의 지급 범위를 놓고 보편-선별 논란이 치열하게 전개된 끝에 최종적으로 88%로 확정한 게 불과 얼마 전인데 벌써 이런 얘기가 나오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국민지원금 지급 관련 이의신청 건수가 이날까지 5만 건을 넘어서는 등 불만이 커지자 다급히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또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했는데 책임을 일선 실무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처럼 들린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 예산과 관련한 방침이 이렇게 고무줄처럼 오락가락해서야 정부 정책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는가.

이런 정책 혼선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동향에 민감한 시기라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당초 지급 기준을 근거가 모호한 소득 하위 88%로 정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선별과 보편 사이를 몇 차례 오갔던 여야, 하위 70%를 고집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전 국민 보편 지급을 주장한 대선 유력주자 이재명 경기지사 등의 입장을 적당히 봉합한 것이 결국 혼란을 부른 셈이다. 국민지원금은 지난 6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 원씩 지급하되 여기에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에 우대 기준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전 국민의 88%가 받는 것으로 설계됐다. 재산은 많은 데 소득이 적은 사람은 대상이지만 별다른 자산은 없는데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은 대상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또 소득이나 가구 구성의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고, 직장-지역 가입자의 건보료 차이로 불이익을 받을 소지도 있다. 정부 예산이 선별적으로 지원되는 사업의 경우 통상 이런저런 민원이 있게 마련이지만 처음부터 지나치게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나 정치적 타협의 결과로 기준을 정해 문제를 키운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럴 바에는 지원금 액수를 다소 낮추더라도 아예 전 국민 보편 지급을 통해 행정력 낭비나 정책 혼선의 싹을 없앴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반대로 어정쩡한 88% 지급보다는 차라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서민들을 좀 더 두텁게 지원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어떤 선택을 했든 찬반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혼란이나 국민 간 위화감은 지금보다 덜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헌법 기관들이 최종적으로 결정한 정책을 이제 와서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좀 더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흔들림 없이 시행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국가 예산을 집행하면서 흥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준을 90%로 올렸다가 또 그 경계선 바로밖에 있는 사람들의 불만이 쏟아지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가용 예산의 규모뿐 아니라 국민 통합, 행정력 등의 부수 요소들까지 꼼꼼히 점검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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