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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희소식' 건국대 짜장좌…따뜻한 도움에 보답

송고시간2021-09-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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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들, 딱한 사연에 선물…'결식아동 후원'으로 보은

건국대학교 학생이 만든 '짜장좌' 생일 축하 포스터
건국대학교 학생이 만든 '짜장좌' 생일 축하 포스터

[건국대 에브리타임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1주년을 맞아 결식아동 후원을 했어요. 이것은 학우님들과 같이하는 거예요. 아직도 작년 오늘 기억이 생생하네요."

'짜장좌'라는 닉네임을 쓰는 A(20)씨는 지난 2일 건국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이 같은 글을 남겼다.

이에 학생들은 "짜장이 돌아왔구나", "감동했어요" 같은 수백개의 댓글로 반겼다. 짜장면에 얽힌 1년 전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13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건국대에서는 최근 학우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학생의 '특별한 보은'이 화제가 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9월 1일 에브리타임에 "짜장면 1그릇 기프티콘 구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펜 7자루와 여드름 패치, A4용지 등 잡동사니와 프랜차이즈 중식당의 5천원짜리 기프티콘을 바꾸자는 내용이었다.

학생들이 핀잔을 주자 A씨는 "내일이 생일이라 친구들에게 짜장면과 탕수육을 사기로 했는데 돈이 없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일부 학생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열어 A씨에게 기프티콘을 보냈지만, 대부분은 거짓말하는 것으로 의심했다. 실제로 기프티콘을 받은 A씨가 채팅방을 나가고 올린 글까지 삭제하자 의심은 커졌다.

하지만 그다음 날 A씨는 장문의 감사 인사를 남겼다. 허름한 방을 배경으로 짜장면과 케이크로 생일상을 차린 그는 "계속 선물이 오길래 부담스러워 카톡방도 나가고 글도 삭제했다"며 "살면서 어제처럼 축하와 응원을 받은 게 처음"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A씨가 올린 생일 사진
지난해 9월 A씨가 올린 생일 사진

[A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는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의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사연을 소개하며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외롭고 우울증이 심해져 6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며 "어제 일을 평생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 큰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썼다.

A씨의 글을 본 학생들은 그에게 짜장좌(짜장면+본좌)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뒤늦게 편의점·제빵점·카페 등에서 쓸 수 있는 기프티콘 선물 공세를 시작했다. 일부 재학생과 졸업생은 A씨에게 각종 장학금 제도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건국대를 졸업한 회사원 김지인(26)씨는 "제가 받던 장학 프로그램 신청 링크를 보내줬더니 A씨가 고맙다고 댓글을 달았다"며 "우리 집이 어려웠을 때가 생각나 꼭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별 소식이 없던 A씨는 지난 2일 1년 만에 근황을 전했다.

그는 "정기 후원을 해주겠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생일을 챙길 만큼 여유 있는 제가 후원을 받을 수는 없다"면서 "선배들이 여러 장학·후원재단을 소개해주신 덕에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따뜻함을 베풀어준 분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동·청소년지원 비정부기구(NGO) 지파운데이션에 결식아동 후원금 10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9월 2일 A씨가 올린 글과 결식아동 후원내역
지난 9월 2일 A씨가 올린 글과 결식아동 후원내역

[건국대 에브리타임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와 연락이 닿은 그는 "저도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직전까지 결식아동 급식을 이용했다"며 "선배들 덕에 받게 된 지원금을 아껴 결식아동을 후원했다. 제가 받은 지원을 돌려준 거라 후원이라 말하기도 그렇다"고 말했다.

A씨는 "저 스스로 경제활동을 해서 가난을 벗어난 뒤에 당당히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2학년 남학생이라는 것 외에는 신상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A씨는 "학우들이 보내준 따뜻한 위로 덕에 힘을 얻어 살아가고 있다"며 "작년 저를 응원해준 선배들처럼 훌륭하고 따뜻한 어른이 되겠다"고 말했다.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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