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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前 강간·살해' 장기미제범, 시효 지나 처벌 면해

송고시간2021-09-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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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징역 복역 중…法 "살해의 고의 있다고 단정 못해"

강간·살해 혐의 장기미제범, 시효 지나 처벌 면해 (CG)
강간·살해 혐의 장기미제범, 시효 지나 처벌 면해 (CG)

[연합뉴스TV 제공] (위 이미지는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20여년 전 강간·살해 혐의가 뒤늦게 드러나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창형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모(51)씨에게 면소(免訴) 판결을 선고했다.

면소는 형사소송을 제기할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을 때 내리는 판결로, 사실상 기소하지 않은 것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재판부는 "강간치사 등의 경우에는 시효가 완성됐다. 피고인이 고의로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에만 특례 규정을 받아 시효가 인정된다"며 "전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를 가졌다거나 공모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를 때려 살해한 장본인이 전씨인지 공범인지 알 수가 없고, 전씨 등에게 피해자의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폭행한 것을 넘어 살해할 고의가 있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목격자 김모씨 의견에 의존하는데 진술 자체가 모호하고 사건 발생으로부터 20년이 지나 내용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씨의 경찰 진술조서에 첨부된 수사기록은 분실돼 증거로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신체에서 전씨의 DNA가 검출됐다고 해서 피해자가 사망하기 직전 성관계한 사람이 공범이 아닌 전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했다.

전씨는 1999년 7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골프 연습장에서 공범 1명과 함께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전씨와 공범은 도주했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가 숨지고 목격자들의 진술이 불분명해 수사에 난항을 겪어 진범을 특정하지 못했고, 사건은 미제로 남아 17년이 흘렀다.

그러던 중 2017년 피해자 신체에서 채취했던 DNA와 기타 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전씨의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재수사 끝에 검찰은 지난해 11월 전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실제로 전씨가 피해 여성을 강간·폭행해 살해했는지와 전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전씨가 고의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전씨의 혐의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사망에 이르게 한 '치사'에 해당한다면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다.

앞서 검찰은 전씨가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전씨는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한 것이고 폭행하거나 살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다른 강도·살인 사건 등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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