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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의 시각으로…영웅 아닌 '인간' 홍범도 영화 만들 것"

송고시간2021-09-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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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일대기 스크린에 옮기는 고려인 출신 박 루슬란 감독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분명 고려인만이 느낄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려인의 시각으로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제작된다.

박 루슬란 영화감독
박 루슬란 영화감독

[본인 제공]

주인공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4세인 박 루슬란(41) 감독이다.

박 감독은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영화 감독이란 꿈을 처음 품었을 때부터 줄곧 간직해 온 목표가 20여 년 만에 첫발을 뗀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등을 무대로 고려인과 관련한 여러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만들어 온 그에게도 이번 도전은 쉽지 않았다.

박 감독은 "고려인 사회에서 홍 장군이 주는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도 특별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그와 함께 강제 이주와 독립운동 등의 역사를 겪었던 고려인 1세대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든 인물이 바로 홍 장군"이라며 "최근 고려인 사회에서 유골 송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은 그만큼 애정이 컸다던 방증이기도 하다"고 기억했다.

그렇기에 고려인의 시각으로 같은 민족인 홍범도 장군을 그리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

최근 봉오동 전투 등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이전까지는 이념 논쟁으로 한국에서는 정밀하게 다루지 않았던 사실상 잊힌 인물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아흔 살이 넘으신 친할머니를 포함해 얼마 남지 않은 고려인 1세대를 위해서라도 알리고 싶었다"며 "러시아권을 누비며 수십 명의 고려인 1세대를 만나면서 생생한 증언을 채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장군과 대면한 이들은 한결같이 박력이 넘치면서도 매력적이고 착한 인물로 기억했다"며 "사람 자체에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귀띔했다.

영웅담이 아닌 인간 홍범도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고려인만이 공감할 수 있는 홍 장군의 생애와 강제 이주의 아픔, 독립운동에 나선 된 계기 등을 집중해서 조명하고 싶었다.

홍범도 장군 생전 모습
홍범도 장군 생전 모습

(천안=연합뉴스) 독립기념관은 서거 후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1868∼1943년)의 생전 미공개 영상과 사진 등 16점을 8월 17일 공개했다. 사진은 1922년 1월 홍범도 장군의 모습. 2021.8.17 [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sykims@yna.co.kr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인 만큼 감독의 해석과 상상력이 들어가지만 사실관계를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이제까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제작해 오면서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지켜왔다"며 "영화적 재미를 위해 사실과 어긋나게 찍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한국과 러시아 연해주, 카자흐스탄 등 홍장군이 누볐던 지역을 찾아 현실감을 담을 계획"이라며 "배우나 투자사 섭외 등을 심사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려인뿐만이 아닌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책임감을 느끼고 신중하게 제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2년 데뷔작인 '하나안'으로 영화계에 이름을 알린 박 감독은 이후 고려인과 관련한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만들어 왔다.

지난해 열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영화 '쓰리'로 아시아의 재능 있는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뉴 커런츠 상을 받으며 이목을 끌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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