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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남지 않도록'…페루, 감옥서 숨진 반군 두목 화장하기로

송고시간2021-09-2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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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길' 두목 구스만 시신, 유족에 인계 않고 자체 처리

지난 11일 숨진 '빛나는 길' 두목 구스만의 1992년 체포 직후 모습
지난 11일 숨진 '빛나는 길' 두목 구스만의 1992년 체포 직후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 정부가 수감 중 숨진 반군 '빛나는 길'(Sendero Luminoso) 창설자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는 대신 자체 화장하기로 했다.

페루 검찰은 23일(현지시간) "테러리스트 두목" 아비마엘 구스만의 시신을 24시간 이내에 화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장 후 남은 골분은 공개되지 않은 모처에 뿌려질 예정이다.

지난 11일 페루 카야오의 교도소에서 86세 나이로 자연사한 구스만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최근 페루에서 적잖은 논란을 불러온 이슈였다.

철학교수를 지낸 구스만은 악명 높은 '빛나는 길'을 만들고 지휘한 인물이다.

이는 마르크스·레닌·마오주의를 기반으로 한 반군 조직으로, 체제 전복을 꿈꾸며 1980∼1990년대 반정부 무장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무자비한 집단학살도 일삼아 이 기간 7만 명가량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구스만은 1992년 체포돼 테러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규정대로라면 사망한 수감자의 시신은 유족에게 인계돼야 하지만, 구스만의 유일한 유족인 '빛나는 길' 간부 출신의 부인 역시 구스만과 같은 혐의로 다른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부인은 자신이 위임한 인물에게 남편 시신을 넘겨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끔찍한 집단학살을 저지른 인물에게 지지자들의 추모 공간이 될지도 모르는 무덤을 허락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높았다. 어떤 흔적도 남지 않도록 화장해 태평양에 골분을 뿌려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결국 구스만의 시신 처리를 위해 페루 국회는 법까지 개정했다.

국회는 지난 16일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에 사망한 인물의 경우 "안보와 공공질서에 해를 끼칠 가능성에 대비해" 법원과 검찰이 시신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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