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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눕방하는 푸드파이터, 알고보니 지구지킴이였네

송고시간2021-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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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볼에 두 손바닥을 붙이고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이 동물, 바로 해달입니다.

인기 만화 캐릭터 '보노보노'로 친근한 해달은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죠.

그런데 귀엽기만 한 줄 알았던 해달이 기후 위기에 있어 뜻밖의 역할을 한다는데요.

해달은 바다에서 생활하는 족제빗과의 해양 포유류로 도구를 쓰는 동물로도 유명합니다.

먹이를 먹을 때는 배영을 하듯 물 위에 누워 성게나 조개 등을 배 위에 올려놓고 돌로 껍데기를 깨서 먹죠.

다른 해양 포유동물과 달리 해달은 몸에 지방층이 부족해 하루에 자신의 몸무게 4분의 1에 해당하는 음식을 섭취하며 체온을 유지합니다.

최근 영국 BBC에 따르면 해달은 이런 왕성한 먹성 덕분에 다시마숲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데요.

하루 최대 60㎝까지 빠르게 자라는 다시마는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 위기 해결책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다시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데, 다시마가 죽고서 분해 과정을 거치면 탄소가 공기 중으로 다시 배출되죠.

하지만 죽은 다시마가 해저에 가라앉으면 내포된 탄소는 길게 수천 년에서 수만 년까지 바닷속 퇴적물에 갇히게 돼 오랜 시간 대기 중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윈버그 호주 울런공대학교 해양생태학자는 "다시마를 비롯해 전 세계에 분포된 해조류가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2억 톤에 해당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미국 뉴욕주의 연간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죠.

해달은 이 같은 다시마의 성장과 번식을 방해하는 성게를 왕성하게 먹어 치웁니다.

성게는 다시마가 성장할 수 없게 잎을 끊어내고 다시마 바닥에 붙어 어린 해초를 먹는데요.

그로 인해 해달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선 성게 개체 수가 적어 다시마나 해초가 풍부하고, 해달이 분포하지 않는 지역에선 성게가 이들 성장을 방해해 바다가 '사막화'되기도 합니다.

해달이 우리 환경을 지키는 데 일조하는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성게와 함께 게도 즐겨 먹는 해달은 게의 먹이원인 민달팽이의 번식을 돕는데요.

민달팽이는 해초에서 자라는 조류 등 착생식물을 긁어내 해초가 더 많은 빛을 흡수하며 빠르게 자라도록 합니다.

일례로 바다와 맞닿아 해달 서식지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엘혼 슬로 강에선 1980년대 초 수질 저하로 해달이 거의 사라지자 조류가 증가해 해초 일종인 거머리말이 자라지 못했으나 해달이 돌아온 뒤 개체 수가 6배 이상 늘었습니다.

브렌트 휴스 미국 소노마주립대학교 해양생태학자는 "(해달처럼) 체중에 비해 음식을 많이 먹거나 환경을 보호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동물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해달은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데요. 강력한 탄소 흡수원의 번식을 돕는 등 생태계 변화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만큼 개체 수 보호에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이은정 기자 송정현 황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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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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