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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샵 아프리카] 드넓은 대지 일구는 여성 농부의 대마초 꿈?

송고시간2021-09-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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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충게 범아프리카 식량안보 대사 농장 방문…'합법화' 대마초 재배도

대마초 재배지는 출입 까다로워…첨단 영농재배로 호주 등 수출 노려

유채꽃 같은 노란 꽃이 피는 겨자(머스타드) 재배지
유채꽃 같은 노란 꽃이 피는 겨자(머스타드) 재배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여성 농부이자 범아프리카 식량안보대사인 브릴레네 치충게가 키우는 겨자와 채소. 2021.9.25 sungjin@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한국에서 추석 연휴가 있었던 이번 주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헤리티지 데이'(Heritage Day) 연휴다.

남아공의 다양한 민족 유산을 기려 흑인들이 전통 의상을 하고 백인들은 집에서 쇠고기, 양고기 등 '브라이(braai·바비큐)'를 해 먹는 날이기도 하다.

24일(현지시간) 아침부터 방송에선 톨게이트에서 외곽으로 빠지는 길에 교통량이 평소보다 늘었다고 보도해 우리 연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남아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유럽 등 외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내국 관광은 할인 행사 등으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집앞에서 포즈를 취한 치충게 대사
집앞에서 포즈를 취한 치충게 대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 브릴레네 치충게 범아프리카식량안보대사가 자신의 농장 집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9.25 sungjin@yna.co.kr

이날 아침 프리토리아 동부 지역에서 '엘 파소'라는 상업형 농장을 운영하는 여성 농부 브릴레네 치충게 대사의 농장 부지를 방문했다.

414ha(4.14㎢)의 광활한 대지 위에 소와 닭, 토마토, 채소 등을 재배하고 있는 치충게 대사는 범아프리카 식량안보 대사다.

부모는 남아공과 짐바브웨 계통으로 영국에서 분자생물·바이오테크놀로지로 박사학위를 땄지만, 남아공에서 당당한 상업농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과거 백인들이 소유했던 이 유서 깊은 농장 부지는 그가 2010년에 사들였다.

그는 흑인 여성으로서 이 농장의 네 번째 주인이 돼 과거 이곳에 살던 백인들을 대거 초대해 대접할 정도로 역사적 전환을 이뤘다.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사진 중앙)와 함께한 치충게 대사 사진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사진 중앙)와 함께한 치충게 대사 사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집에는 만년의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의 토니 블레어·존 메이저 전 총리, 미국의 빌 클린턴·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또 잠비아 국부로 최근 타계한 케네스 카운다 초대 대통령, 에스와티니 국왕 음스와티 3세,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등 전·현직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사진과 최근에 방문한 스와지족 왕족 음시카 응고마네 등의 영상도 있었다.

유명 인사로서 폭넓은 대외 행보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집안에 사자와 토끼가..
집안에 사자와 토끼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 치충게 대사 집안 응접실에 있는 암사자와 토끼 박제. 2021.9.25 sungjin@yna.co.kr

집안에는 사슴보다 훨씬 큰 쿠두의 벽걸이용 박제를 비롯해 암사자, 아프리카 검은 소, 토끼 등의 박제로 장식돼 아프리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는 최근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이 트럭과 영농기자재를 델마스의 부흘레 영농학교에 전달하는 자리에서 자신도 소 10마리를 기증하고 추후 10마리를 또 기증하겠다는 통근 기부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소 344마리를 방목식으로 키우고 있다.

치충게 대사의 농장에 있는 소떼
치충게 대사의 농장에 있는 소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그의 농장에는 유명인사들 뿐 아니라 학생들도 많이 찾는다.

학생들이 쇠똥을 보고 코를 움켜쥐고 피하면 치충게 대사는 "그건 풀로 된 거야"라며 들어 보여준다고 했다 또 자신이 트랙터를 탄 모습으로 나타나면 학생들도 여성 농부가 얼마나 멋진지 감탄하며 농업에 관심을 가진다고 했다.

실제로 치충게 대사가 찍은 영상에는 학생들이 농장을 방문하고 농업을 새로 보게 됐다면서 농부를 자신의 커리어(전문직업)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장면들도 나왔다.

이날 치충게 대사 농장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뜻밖에 대마초 재배 비닐하우스였다.

첨단 비닐하우스 안에서 재배되는 대마초
첨단 비닐하우스 안에서 재배되는 대마초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프리토리아 동부 엘파소 농장 부지 내 첨단 비닐하우스에서 무럭무럭자라나는 대마초. 2021.9.25 sungjin@yna.co.kr

들어가는데 두 번이나 반도체 공장 방문처럼 머릿수건, 신발 비닐 커버, 비닐장갑 등을 갈아 끼고 들어갔다.

단일화되고 순도 높은 대마초 복제를 하기 때문에 외부인의 오염 물질이 들어가선 안 된다고 했다.

대마초 재배지는 반도체 공장?
대마초 재배지는 반도체 공장?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남아공 프리토리아 근교 엘파소 농장 안의 대마초 복제 장소에서 방문객들과 안내인 숀(오른쪽 두번째)이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듯 오염물질 차단을 위해 머리, 손, 발에 각각 비닐 커버를 하고 있다. 2021.9.25 sungjin@yna.co.kr

관리인인 숀은 의약용과 스트레스 관리제로 대마초가 곧 남아공에서도 합법화된다면서 호주에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경상북도도 지난해 안동 임하·풍산면 일원 34만여㎡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고 대마를 활용한 의료용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대마초 꽃 부분
대마초 꽃 부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 엘파소 농장에서 재배되는 대마초의 꽃부분. 대마초는 잎이 아닌 꽃이 의약재료 등으로 쓰인다고 한다. 2021.9.25 sungjin@yna.co.kr

대마초는 잎이 아닌 꽃을 말려서 활용한다. 변화하는 일조량과 상관없이 낮 12시간, 밤 12시간을 꼭 맞춰줘야 꽃이 피며 암꽃만 재배해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영화관처럼 깜깜하게 덮고 전등을 140여 개 달아서 조명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정한 온도도 유지하는 만큼 전기 소모가 많아 자체 발전기 2기를 갖추는 등 자본집약적이다. 이미 이곳과 하버드·옥스퍼드 대학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고 할 정도로 첨단 농업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대마초 재배 비닐하우스 단지 여러 동 앞으로 전선 줄이 지나고 있다.
대마초 재배 비닐하우스 단지 여러 동 앞으로 전선 줄이 지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며칠전 남아공에서 최초로 대마초 아카데미가 문을 열었다고 하며 대마초 소비가 곧 합법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치충게 대사 농장처럼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 라이선스가 있는 16곳에서만 재배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마약 이미지가 강했던 대마초를 실제 합법적으로 재배하고 의료용 등으로 쓰인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유리병에 담긴 대마초 꽃들
유리병에 담긴 대마초 꽃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 엘파소 농장에서 수확해 말린 대마초 꽃들이 샘플로 유리병에 담겨 있다. 2021.9.25 sungjin@yna.co.kr

식량 안보대사인 치충게 대사는 한국과도 협업 의사를 밝히면서 자신의 농장 투어와 같은 남아공 농업관광의 중요성도 일깨웠다.

그는 이날 식량 안보는 바로 배를 채우는 것이라면서 남아공판 추석이라고 할 수 있는 헤리티지데이를 맞아 박철주 대사 내외와 교민 등 손님들에게 오히려 잡채와 김치를 비롯해 여러 한국 음식을 선보였다.

'농장에 오면 나무 심어야 해요'
'농장에 오면 나무 심어야 해요'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박철주 주남아공 한국대사(오른쪽)가 24일 엘파소 농장에서 방문 기념으로 치충게 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살구나무를 기념 식수하고 있다. 2021.9.25 sungjin@yna.co.kr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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