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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 재로 사라진 '안데스의 폴 포트'…페루 반군 두목 화장

송고시간2021-09-2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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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중에 숨진 '빛나는 길' 두목 구스만 시신, 당국이 화장

화장되는 구스만의 시신
화장되는 구스만의 시신

[페루 내무부/A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1980∼1990년대 페루를 피로 물들였던 반군 '빛나는 길' 두목의 시신이 결국 한 줌의 재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페루 내무부는 24일(현지시간) 지난 11일 교도소에서 사망한 아비마엘 구스만의 시신을 이날 새벽 화장했다고 밝혔다.

화장 후의 골분은 공개되지 않은 시간과 장소에 뿌렸다고 내무부는 덧붙였다.

이로써 구스만은 무덤조차 남기지 않은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페루 카야오의 교도소에서 86세 나이로 자연사한 철학교수 출신의 구스만은 1969년 '빛나는 길'을 만들고 지휘한 인물이다.

'빛나는 길'(Sendero Luminoso)은 마르크스·레닌·마오주의를 기반으로 한 게릴라 조직으로, 체제 전복을 꿈꾸며 1980∼1990년대 반정부 무장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무자비한 집단학살도 일삼았기 때문에,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대학살 주도자 이름을 따 구스만을 '안데스의 폴 포트'로 부르기도 했다.

숨진 구스만의 2017년 모습
숨진 구스만의 2017년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빛나는 길'과 정부군의 충돌 속에 페루에선 7만 명가량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구스만은 1992년 체포돼 테러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두목을 잃은 '빛나는 길'은 힘을 잃었다. 다만 여전히 일부 잔당이 남아 범죄를 이어가고 있다.

옥중에서 숨진 구스만의 시신은 유족에게 인계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페루 당국은 유일한 유족이자 역시 수감 중인 부인에게 시신을 넘겨주지 않았다. 구스만의 무덤이 추종자들의 추모 공간이 될 것을 우려해 흔적이 남지 않게 자체 화장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페루 국회는 지난 16일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에 사망한 인물의 경우 안보와 공공질서에 해를 끼칠 가능성에 대비해 법원과 검찰이 시신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날 화장을 참관한 후안 카라스코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테러로 숨진 수많은 페루인들을 기억한다"고 썼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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