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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살육이 시작됐다"…에티오피아 내전 생존자들 증언

송고시간2021-09-2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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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민병대 잔혹행위 이어 티그라이반군도 학살 자행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그리고 살육이 시작됐다."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내전이 10개월간 이어지면서 정부군과 지역 민병대, 이웃 나라 동맹군의 잔혹 행위에 이어 이들과 맞서는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반군에 의한 학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목격담이 쏟아지고 있다고 AP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티그라이 남부 암하라주에 있는 고향 마을을 탈출한 한 남성은 거리에 흩어진 55구의 시신 사이를 헤치고 도망쳐 나왔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또 한 주민은 20여 명의 남성이 자신의 바로 앞에서 반군에 사살됐다고 밝혔고 다른 주민들은 티그라이 군대가 집마다 방문해 남자와 10대 소년들을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이 암하라 코보 타운에서 겪은 이 사건은 TPLF군이 에티오피아 정부에 내전을 끝내고 티그라이 지역 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는 암하라에서 벌어진 가장 광범위한 살육 행위 중 하나로 사망자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전은 이제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됐는지, 희생자들이 전투원인지 민간인지 그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다.

학살이 벌어질 당시 코보에 있던 목격자 12명 이상과 그곳에 가족이 있는 다른 피난민들은 언론에 전투가 이달 9일 시작됐고 이내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여러 부상자에게 응급처치해준 한 의료 종사자는 TPLF군이 지난 9일 코보에서 철수했다가 몇 시간 후 지역 민병대가 탄약이 떨어져 퇴각하자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보복이 두렵다며 익명을 전제로 "그리고 살육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TPFL은 27년간 에티오피아를 통치한 독재 정권을 이끌다 2018년 집권한 아비 아머드 총리 정권에서 소외됐으며 이후 양측 간 정치적 갈등이 내전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수천 명이 숨졌다.

게타추 레다 TPFL 대변인은 코보 학살 목격담은 "누군가의 상상에 불과하다"며 "그들(주민들)이 공격해 우리 군대는 반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암하라 주민 멩게샤는 마을에서 탈출하며 거리에서 시신을 55구까지 세었다며 그들이 전사인지 비무장 민간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농부인 비르하누는 9일 자신과 그의 친구가 집으로 걸어가던 중 남성 20여 명과 함께 체포됐으며 이들이 자신들 앞에서 총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스로 도망쳤지만 날아온 총탄에 오른손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인 몰라는 "(TPLF군은) 특히 남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사들은 우는 어머니 앞에서 자식들을 끌어내 죽였다. 그들은 내 삼촌과 그의 사위를 문 앞에서 사살했다"고 전했다.

주민 아예네는 전사들이 형제 3명을 집에서 끌어내 거리에서 다른 4명과 함께 총을 쏴 죽이는 것을 창문으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사들이 나를 처형하려고 밖으로 불렀지만 운 좋게 한 여성이 개입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상점 점원인 테스파예는 집 안에 몸을 숨기고 총격이 멈추자 시신 50구를 세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에서 죽어 있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나는 그냥 울 수밖에 없었고, 그들을 묻어 주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살육이 시작됐다"…에티오피아 내전 생존자들 증언
"그리고 살육이 시작됐다"…에티오피아 내전 생존자들 증언

지난해 11월 에티오피아 북부에서 발발한 티그라이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국제구호기구의 식량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airtech-ken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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