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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으로 번진 이웃 간 '층간소음' 갈등…대책은 없나

송고시간2021-09-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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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원인 규명 안 되고 위 아랫집 모두 고통받기도

건축공법·감독 강화, 이웃 간 관계 형성, 전문성 가진 중재자 양성 방안

범죄 수사 (PG)
범죄 수사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여수=연합뉴스) 장아름 천정인 기자 = 층간소음 갈등이 또다시 살인으로 번졌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자체를 예방하기 위한 건축 방법 개선도 필요하지만 당사자 간의 갈등 강도를 줄일 수 있도록 이웃 간 관계 형성, 전문성과 권한을 가진 중재자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7일 자신의 아파트 위층에 거주하는 일가족을 해친 혐의(살인 등)로 A(34)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0시 33분께 전남 여수시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윗집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40대 딸 부부를 숨지게 하고 60대 부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7일에도 층간소음을 주장하며 관계 기관에 한 차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층간소음
층간소음

(아래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연합뉴스TV 제공]

층간소음 분쟁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소음으로 인해 위 아랫집 모두 고통받거나 강력 범죄로 비화하기도 한다.

지난 16일 인천의 한 빌라에서는 50대 남성이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아랫집 주민에게 흉기를 던져 특수상해 혐의로 검거됐다.

지난 6월 경기 안양에서는 50대 남성이 층간소음 갈등을 겪던 아파트 위층 주민의 집 현관문에 인분을 발랐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에서는 지난 4월 20대 남성이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불만을 품던 주민과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친 뒤 무차별 폭행을 가해 최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에서는 지난 3월 50대 남성이 빌라 아래층을 찾아가 흉기를 보여주면서 "조용히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구속됐다.

지난해 청주에서도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이웃을 전기충격기로 공격한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광주에서는 층간소음 보복을 위해 익명 채팅앱에 주소를 올려 남성들이 해당 집에 방문하도록 유인한 악질적인 사건도 있었다.

전국의 층간소음 신고·민원은 해마다 증가 추세이며 특히 지난해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분쟁이 더 늘었다.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화상담 신청 건수가 23만8천397건이다.

2020년 한 해 전화 상담 신청은 4만2천250건으로, 2019년 2만6천257건 대비 60.9% 증가했다.

올해 1∼8월 상담 신청도 3만2천77건으로 이미 2019년 한 해 건수보다 더 많은 상태다.

전화 상담을 넘어 현장 방문 상담 및 소음 측정을 신청한 사례도 2019년 7천971건, 2020년 1만2천139건, 2021년 8월 현재 6천709건에 달했다.

층간소음
층간소음

(아래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촬영 안철수]

정부와 대형 건설사들은 각각 소음 저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소음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만큼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콘크리트를 대신해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소재 개발, 바닥재와 마감재 사이에 완충재 투입, 아파트 층고 높이기, 벽식 구조 대신 기둥식 구조 도입 확대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시공 과정에서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면 실효성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도입,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은 지방자치단체가 사용승인 전 단지별로 샘플 가구를 뽑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측정해야 한다.

지자체 성능 확인 결과 권고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지자체가 보완 시공 등 개선 권고를 할 수 있지만 강제 조항은 아니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올해 1월 아파트 건설 시 바닥충격음 저감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동주택문화연구소 표승범 소장은 "정부가 건축 측면에서 층간소음 기준을 만들어두긴 했으나 현장에선 이와 상관없이 갈등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소리는 마음에 자극을 주는 것이어서 개인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등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웃 간에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저 소리를 누가 왜 내는 것인지만 알아도 분노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로선 갈등이 생겼을 때 당사자들이 대면할 수밖에 없는데 서로 감정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관에서 중재 창구를 마련하거나 중재자를 발굴해 교육하고 입주민 대표를 뽑았을 때 주는 역할 정도의 권한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동주택에서 단순히 '하지 마십시오'라는 요구보다는 피해 주민들의 힘든 감정을 담아 세련된 어투로 층간소음을 줄이자는 안내 방송을 하는 것도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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