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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밥 굶는 아이 없는 세상'… 희망이 현실로 영글어갑니다

송고시간2021-10-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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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엄마의 밥상'에 후원 이어져 7년간 9억8천800만원 쌓여

빈 도시락 용기에 감사 편지와 쪽지 "시민이 만든 아름다운 문화"

2021년 8월 31일 '엄마의 밥상'
2021년 8월 31일 '엄마의 밥상'

왼쪽부터 떡갈비 조림, 오므라이스, 브로콜리 새우무침 [전주시 제공]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앞으로는 아침 밥을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4년 10월.

김승수 전북 전주시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제적 형편 탓에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에게 매일 도시락을 주겠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따뜻하게 온정을 전하겠다는 뜻으로 사업 이름도 '엄마의 밥상'으로 붙였다.

말로만으로도 그립고 가슴 벅찬 그 '엄마'다.

사업이 시작되자, 각계각층에서 나눔의 손길이 이어졌다.

'아이들이 더 맛있는 반찬을 먹었으면', '고사리손에 닿는 도시락이 더 따뜻했으면' 하는 애틋한 마음에 시민들은 아낌없이 쌈짓돈을 꺼냈다.

도시락을 받는 아이들과 나이가 비슷한 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손자뻘을 챙기는 할아버지·할머니까지 한마음으로 힘을 보탰다.

전주 시민들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엄마이자, 가족을 자처한 것이다.

이렇게 모인 돈은 현재까지 9억8천800만원.

빵과 쿠키, 과일 등 간식과 한우, 김치 등 음식 재료도 함께 들어왔다.

후원한 시민과 기관, 사업체 수만 2천 곳에 달한다.

2021년 8월 27일 '엄마의 밥상'
2021년 8월 27일 '엄마의 밥상'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진미채, 열무김치, 돈육 팝콘 강정, 버섯 소불고기 [전주시 제공]

뜻깊은 사업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정기 후원 문의가 빗발쳤다.

울산의 한 기업가는 '갑자기 배곯았던 예전 생각이 난다'면서 앞으로 100년간 엄마의 밥상을 후원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전주시 덕진구 주부들로 구성된 동호회도 생활비를 살뜰히 모아 매달 빼먹지 않고 엄마의 밥상을 후원하고 있다.

온정의 크기와 비례해 사업 규모도 늘어났다.

사업 초기 도시락을 받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180명이었지만, 현재는 290명을 넘어섰다.

아이들 대부분은 저소득층 한 부모 밑에 있거나 장애를 앓아 거동이 불편한 부모와 지내고 있다.

도시락을 받은 아이들은 빈 용기에 쪽지와 편지를 넣어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

비록 삐뚤빼뚤한 글씨지만 '소고기 사 먹기 힘든데 덕분에 걱정 안 하고 실컷 고기 먹었어요', '크림치즈 함박스테이크 맛있어요. 먹는 동안 너무 행복했어요', '우리에게 꿈을 심어 주셔서 감사해요', '영양사 이모님 코로나 조심하시고 사랑해요'라고 꼭꼭 눌러 썼다.

사정상 아이들에게 아침밥을 해주지 못했던 게 못내 마음에 걸렸던 부모들도 마찬가지로 편지를 보냈다.

도시락 빈 용기에 든 편지와 쪽지
도시락 빈 용기에 든 편지와 쪽지

[전주시 제공]

그중 한 사연은 글을 받아든 공무원과 영양사의 눈시울을 적셨다.

'저는 시각 장애인 엄마입니다'라고 밝힌 한 시민은 "감사한 마음을 전할 길이 없어 짧지만, 몇 자 적어 인사를 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동안 영양을 맞춰 골고루 먹이려고 노력했는데 한정된 재료와 식단으로 (하다 보니까) '이거 또 먹어?'라며 아이들이 투덜댔다"며 "엄마의 밥상을 받고 나서는 아침마다 새로운 메뉴가 배달되니까 아이들이 너무 기뻐한다"고 했다.

이어 "밤마다 '내일은 무슨 반찬이 올까?' 기대하면서 잠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저도 저절로 미소가 그려진다"며 "온 가정에 기쁨과 행복을 전파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진심을 담아 편지를 부쳤다.

전주시가 제안하고, 시민들이 나누고, 우리 아이들이 환호한 이 사업은 전국의 귀감이 됐다.

행정자치부 우수정책으로 뽑히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엄마의 밥상'을 벤치마킹하려고 전주를 찾고 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민들이 나눔의 길을 같이 걸으면서 전주의 아이들은 차별 없이 매일 아침을 든든하게 시작하고 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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