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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3 한달 기다려야 한다고?…글로벌 공급망 '동맥경화'

송고시간2021-10-0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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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 속 물류난 지속·원자잿값 급등·中전력난 여파

수급난에 가동·공급 차질, 제품값 인상…'그린플레이션' 우려까지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거미줄처럼 얽힌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세계 주요 생산기지가 가동에 차질을 빚고 물류난이 지속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의 전력난 등이 가세하면서 각종 소재·부품 수급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수출 의존적인 경제 구조로 원자재 등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이미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이 길어지면 관련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 아이폰13 예약판매
통신3사, 아이폰13 예약판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전 세계가 '아우성'…우리도 수급난에 가격 인상까지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재고나 인력 부족, 운송 차질 등을 겪는 해외 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대만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등이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중국에선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스마트폰업체 샤오미가 반도체 수입 차질과 가격 상승으로 생산 비용 증가에 직면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20일 동안 영국에서 우유 확보가 어려워지자 현지 전 지점 메뉴에서 밀크셰이크를 제외했다. 유럽 가전·가구업체들은 목재, 철강 등의 소재 부족과 수입 지연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소비자들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과 중국 전력난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로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리즈의 일부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애플이 이달 1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몰에서 자급제 아이폰13 예약판매를 시작하자 제품이 일시 동나기도 했다. 배송에는 최대 4~5주가 걸린다고 한다.

지난 8월 오뚜기와 농심에 이어 9월에 삼양식품과 팔도가 라면값을 잇달아 올렸다. 업체별 평균 인상률은 6.8~11.9%였다. 이들 업체는 팜유와 밀가루 등 수입 원재료비의 상승을 주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제시했다.

롯데리아와 교촌치킨, 맥도날드 등은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는 감자튀김의 수입 차질로 한때 관련 세트 메뉴 판매를 중단하거나 대체 메뉴를 제공했다.

오뚜기, 13년 만에 라면 가격 인상
오뚜기, 13년 만에 라면 가격 인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9월에만 아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2차례 중단했고,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5일간 멈춰 세웠다.

삼성전자는 주력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과 현지 정부의 강력한 봉쇄정책 지속으로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베트남에 대거 진출한 한국 중소 섬유·봉제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국내 의류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트라 호치민무역관은 "베트남 남부 진출기업 중 대다수가 섬유·봉제 기업으로 노동집약적 산업 특성상 대규모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9월 15일 진행된 바리아-붕따우성 인민위원회와 한국 기업 간 간담회 결과 적지 않은 기업들이 조업을 중단하거나 공장가동률 20~30%의 제한적인 생산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말 열린 비대면 '사장단 워크숍'에서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불안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 공급망 관리(SCM)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는 등 기업들마다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
현대차 아산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공급망 병목' 내년까지 지속?…에너지발 물가 압력도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사태가 언제 끝날지 불투명하고, 새로운 위험 요인이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행사에서 공급망 병목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급속히 위축된 세계 경기가 백신 접종 확대와 수요 회복으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에도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이른바 '그린플레이션'이 추가 변수다. 친환경을 가리키는 '그린'과 인플레이션을 합한 말이다. '탄소 중립', 즉 친환경 경제로 가는 과정에서 관련 원자재와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리포트를 통해 "주요 선진국과 중국의 강력한 탄소 중립 정책 추진과 함께 중국과 호주의 정치적 갈등 등이 에너지 가격 상승, 특히 전력 요금 상승과 전력난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이나 경기에 또 다른 비용 상승 및 물가 압력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을 비롯해 주요 국가의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경제 불안 요인이 새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식료품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데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심각한 영향을 주고, 물가 상승 압력도 높이겠지만 우리가 해결할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부산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다자간 무역체제 속에서 주요국과의 통상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통상장관회의와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회의에 잇달아 참석하고 주요국 통상장관과도 현안을 논의한다. 이어 이달 11~12일 이탈리아 소렌토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무역장관 회의에도 참석하는데 공급망 문제가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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