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방역 한꺼번에' 부산 지자체 백신 인센티브
송고시간2021-10-07 11:27
선거 앞두고 선심성행위 우려…근거 조례 있으면 가능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주력하는 가운데 부산지역 기초단체들이 백신 접종자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단체장의 선심성 행위의 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부산진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7월 말 '부산진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 일상회복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백신 1차 접종자에 적용되는 것으로 두 가지 인센티브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첫번째는 구민 1만명을 추첨해 1인당 '국민 관광 상품권' 10만원권을 지급한다.
두번째는 지역 소상공인 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5만원 선불카드를 구민 2만명을 추첨해 제공한다.
구는 다음 달 신청을 받고, 12월 중 당첨자를 발표해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지역 경제도 살리려는 취지"라며 "상품권과 선불카드 중 1가지만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최근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급 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코로나 백신접종을 2차(얀센 1차)까지 마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사람에 5만원씩 지역화폐인 'e바구페이'로 선불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최근 열흘 간 예상을 웃도는 3만명이 인센티브 지급을 신청했다.
이는 대상자 7만9천여명의 39%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구는 접종을 마친 등록 외국인과 임신이나 건강 등 사유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구민에 대해서도 심의를 거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백신 인센티브는 지역 경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긴 하나 원칙적으로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근거가 되는 조례가 있어야 한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백신 인센티브를 지급하려면 그 근거 조례에 지급 대상, 방법,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백신 인센티브의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현역 단체장이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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