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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액티브] 점자블록 가린 대형화분…"시각장애인은 어디로?"

송고시간2021-10-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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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따라 걸어보니 점자블록 위 화분이 이동 방해

(서울=연합뉴스) 최경림 인턴기자 = 미관을 위해 인도 위에 설치한 대형 화분이 점자블록을 가려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다.

먹구름이 드리워 가는 비가 오고 멈추던 지난 7일 오전 11시 화성행궁에서 행궁로를 따라 수원화성 팔달문까지 약 1시간을 시민단체 한국인권진흥원 이재원(40) 원장과 동행했다.

중앙에 쭉 뻗은 일방통행 차도를 기준으로 양옆으로 들어선 상점들과 그 앞에는 사람 한두 명 정도가 다닐만한 좁은 인도가 있었다. 그 탓인지 보행자들은 차도 위를 걷다 자동차가 오면 인도 방향으로 움직여 공간을 내주고 있었다.

보행로와 차도를 구분 짓는 경계에는 성인 남성 평균 기준 무릎에서 어깨 사이에 오는 높이의 한 품에 안을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화분이 일렬로 놓여 있었다.

인도 위에 놓인 화분
인도 위에 놓인 화분

[촬영 최경림.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 가장자리에 있는 대형 화분은 미관을 위해 설치했다고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방해물일 뿐이었다. 일부 화분이 점자블록을 막고 그 위에 있거나 한 걸음 정도를 둔 근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점자블록 위에 놓인 대형 화분과 그 옆에 방치된 자전거로 인해 보행로 통행이 전혀 불가능한 일부 구간도 있었다.

이 원장은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이동 안내 시설"이라며 "점자블록 위 화분 설치로 시각장애인이 사고를 당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점자블록을 가린 화분
점자블록을 가린 화분

[촬영 최경림.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한국인권진흥원에서는 점자블록 위의 화분을 설치한 것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침해한 행위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 원장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하여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를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미관을 위해 설치한 화분이 점자블록을 가리고 있다.
미관을 위해 설치한 화분이 점자블록을 가리고 있다.

[촬영 최경림. 재판매 및 DB 금지]

당초 이 원장은 9월 초 국민신문고를 통해 인도 위에 있는 화분이 점자블록을 가려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방해한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화분 위치가 옮겨졌지만 7일 화성행궁 주변을 돌아본 결과 여전히 점자블록을 막고 있는 몇몇 화분이 존재했다.

결국 한 달 정도가 지나 동행한 이 날 이 원장은 팔달구청 관계자와 직접 대면해 민원을 다시 제기했다. 같은 날 팔달구청 관할 구역에 위치한 문제가 있는 화분은 관계자들이 옮겼다.

◇ "통합관리시스템 통해 시설 감독해야"

행궁동 전역에 설치한 화분에 대해 팔달구청 관계자는 "환경 마을 만들기의 일환으로 행궁동 주변 환경 조성은 행궁동 행정복지센터가 진행하고 있다"며 "그쪽과 협의해 접수된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현장 확인 이후 화분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아예 그 구역에서 제거할 계획"이라며 "관내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일이므로 수행 완료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관리할 것을 주장했다.

오윤진 세종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주체적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관리ㆍ감독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통합관리시스템을 마련해 편의시설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상 기사 [그래픽뉴스] 이동편의시설
[그래픽뉴스] 이동편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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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rim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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