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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소방차 출동로 그리고, 사이렌에 목소리 입힌 소방관

송고시간2021-10-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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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부소방서 이종환 소방장, 아이디어 소방 행정으로 '안전 사회' 기여

광주 북부소방서 이종환 소방장
광주 북부소방서 이종환 소방장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아파트 단지에 소방차 출동로가 울긋불긋 그려진 것을 본 적이 있나요? 화재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차에서 사이렌 대신 옆으로 비켜달란 안내 음성을 들은 적 있으신가요? 이 모든 게 제가 생각한 소방 안전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사례입니다."

광주의 한 소방공무원이 주어진 임무를 넘어 여러 아이디어로 안전한 세상에 한발 다가가는 시책을 연이어 펼쳐 주목받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광주 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속 이종환(38) 소방장이다.

2007년 임관 이후 약 7년을 현장에서 활약했다.

이후 소방 행정 업무를 맡아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어진 업무를 마치고 남는 시간에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2019년 미로처럼 얽혀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가 길을 헤맸다는 소식을 듣고, 아파트 단지의 지도를 펼쳐 들고 소방 출동로를 그렸다.

계획을 바꾸기 여러 차례, 없는 예산을 어렵사리 마련해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진입로에 소방 출동로를 실제 그리는 '공동주택 소방출동 유도선' 시범사업을 현실로 옮겼다.

이 사업은 광주에서 29개소까지 사업 시행 장소가 해마다 늘어갔으며, 전국으로 확대 시행과 입법화 추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소방차 출동로 표시
아파트 단지에 소방차 출동로 표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부소방서 긴급 출동 차량에 목소리를 입힌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소방차량 길 터주기가 중요한 이슈가 될 무렵, 소방 사이렌만으로는 막힌 도로를 뚫고 출동하기 어렵다는 현장 대원들의 하소연에 그는 '왼쪽으로 비켜주세요', '멈춰주세요' 등의 목소릴 녹음한 음성 재생 장치를 소방차 등 긴급출동 차량에 설치했다.

내비게이션 프로그램 회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소화전 주변 주정차금지구역의 알림을 넣어 불법 주정차를 막아달라고 호소한 것도 이 소방장의 활약이다.

119 신고를 하면 신고자의 지병 유무 등 신상정보를 알려주고, 가족들에게 동시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119 안심콜' 서비스 대상을 더 확대하자는 제안을 공직자 연구모임에서 만들어 낸 이 소방장은 2019에는 광주 소방직에서는 최초로 '이달의 공무원상'을 받기도 했다.

방화로 인한 모텔 화재로 27명이 죽거나 다친 아픈 화재를 경험한 이후에는 열려있는 모텔 내 방화문이 화재를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생각에 방화문 자동 개폐 장치를 일반건축물에 도입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주택용 소방시설 조례 개정과 설치 예산 확보, 노후 분말소화기 처리 예산 확보 등 이 소방장의 성과는 나열하기가 벅찰 정도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을 넘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나서는 이유를 묻는 주변의 질문에 그는 "주어진 임무 외에도 적극적으로 좀 더 안전한 사회로 가는 길을 찾는 길이 공직자인 소방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다.

이 소방장은 "바뀐 소방 정책에 혜택을 본 주민들이 직접 동영상을 만들어 고마움을 전하고, 제 자녀들이 아버지가 이룬 성과를 자랑스러워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작은 아이디어가 좀 더 안전하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수공무원으로 뽑힌 이종환 소방장
우수공무원으로 뽑힌 이종환 소방장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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