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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대장동 의혹 김만배 구속 기로, 이제 '그분' 실체 밝혀야

송고시간2021-10-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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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구속 여부가 14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김씨를 출석시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김 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과 공모해 대장동 협약서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빼는 방식으로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대의 초과 이익을 챙기도록 하고 성남시에 그만큼의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를 받는다. 유 씨에게 개발 수익의 25%(700억원)를 주기로 약속(뇌물)하고, 회삿돈을 사적으로 챙긴(횡령) 혐의도 있다. 배임액은 '1천163억원 플러스 알파'로 산정됐고, 뇌물과 횡령은 각각 750억원(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포함)과 55억원으로 적시됐다. 김씨는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 씨를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던 검찰은 예상과 달리 다음날인 12일 전격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장동 의혹이 본격화한 지 한 달, 문재인 대통령의 '신속·철저 수사' 지시 발언이 공개된 지 3시간 만이었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자정을 넘겨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국면에서 온 나라를 들끓게 만든 대장동 사건의 수사가 중대 고비를 맞았다.

검찰이 김 씨 신병 확보에 발 빠르게 나선 것은 이미 확보한 범죄 증거가 적지 않은데도 김씨가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과 유 씨의 측근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 등에는 '로비자금 350억원' '50억 클럽' '성남시의회 의장 30억원, 시의원 20억원'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 등 김씨의 로비·횡령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대장동 의혹 실체를 신속하게 규명할 필요성이 커진 점도 검찰을 서두르게 한 계기가 됐을 것이다. 사실 검찰로서는 대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여야의 대선 후보나 유력 주자가 연루된 이 사건이 적잖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신속·철저 수사' 지시를 검찰은 더이상 눈치 보지 말고 정공법을 택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받아들인 듯하다. 갑작스런 영장 청구에 허를 찔린 김씨 측은 조사 과정에서 핵심 물증이라 할 수 있는 녹취록을 들려주지도 않은 채 일방의 주장만 듣고 강행했다며 반발했다. 피의자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는 자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법정에서는 검찰과 변호인단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법조계 주변에선 김 씨에게 적용된 배임과 뇌물 혐의의 다른 당사자인 유 씨가 이미 구속됐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영장 발부를 기정사실화하는 기류가 우세하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및 도주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김 씨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 4인방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사건의 전모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는 민간업자가 천문학적인 이득을 챙기는 데 필요했던 정·관계 로비는 모두 그의 손끝에서 이뤄졌을 개연성이 크다는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맥락이 그러한 만큼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대장동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결정적 열쇠를 확보하는 셈이 된다. 이를 계기로 검찰은 이번 수사의 종착지가 될 '그분'의 실체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관계기관이나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통신기록 분석 등 모든 수사기법과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경험칙상 '그분'이 실재한다면 그는 대장동 사건의 '몸통'일 가능성이 있다. 김씨는 이날 "'그분'은 없다"고 재차 부인했지만, 법원도 유 씨 구속 과정에서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검찰은 김오수 총장의 약속대로 여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분'의 존재를 밝혀내야 하고, 김 씨 말처럼 '그분'이 실재하지 않는다면 그에 관한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것을 담보하지 못한 수사는 '꼬리 자르기'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나아가 수사 주체에 대한 불신과 특검 여론을 더욱 고조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음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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