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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가을 향연(饗宴)

송고시간2021-10-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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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향연' 관중과 함께
'가을의 향연' 관중과 함께

2021.10.7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9회말 2사 주자 2루, LA 다저스 타자 크리스 테일러가 친 공이 좌측 담장을 넘어갑니다. 끝내기 홈런… 관중석을 가득 채운 홈팀 다저스 팬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크리스 테일러가 누상을 돌아 헬멧을 벗어 던지며 팀 동료들이 기다리는 홈으로 들어옵니다.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결정전 단판 승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LA 다저스의 경기 마지막 장면입니다.

근래 볼 수 있었던 가장 짜릿한 승부, '가을 야구'의 묘미를 단편적으로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중계 화면에서 무엇보다 이목을 끈 건 그라운드의 선수들만큼 환희에 젖은 관중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저렇게 모여서 직관하며 응원할까…' 메타버스, 랜선 응원 등 비대면, 거리두기가 미덕이 돼버린 시대라서 낯설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18 한국시리즈, 잠실야구장 외야 관중석 응원
2018 한국시리즈, 잠실야구장 외야 관중석 응원

2018.11.5 홍해인 기자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고척스카이돔 텅 빈 외야석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고척스카이돔 텅 빈 외야석

2020.11.24 이지은 기자

10월, 이제 바람도 제법 '가을! 가을!' 합니다. 국내에서 스포츠의 10월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 구기 종목들의 경기가 모두 열리는 가장 바쁜 달입니다. 그야말로 가을의 향연(饗宴)입니다. 스포츠팬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계절은 없을 듯합니다.

향연, 특별히 융숭하게 손님을 대접하는 잔치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마음 놓고 손님을 받을 수 없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어느덧 또 한 번의 가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경기장을 찾아 직관의 묘미를 누리기에 여전히 제한이 많습니다.

어제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시행되는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됐습니다. 그간 실내외 할 것 없이 모든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리던 수도권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임에도 불구하고 18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실내 관중석은 20%, 실외 관중석은 최대 30%까지 입장이 허용됩니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전 종목에서 반 이상의 팀이 수도권에 연고지를 두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된 대한민국에서 당연한 분포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간 리그 전체에서 비중이 큰 수도권 팀들은 관중과 함께하는 경기를 치르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가을비도 막지 못한 '야구 사랑'
가을비도 막지 못한 '야구 사랑'

2018.10.28 김도훈 기자

고척스카이돔 밖, TV 중계 시청하는 야구팬들
고척스카이돔 밖, TV 중계 시청하는 야구팬들

2020.5.10 신준희 기자

프로야구는 올해 도쿄올림픽과 일부 선수들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인해 한동안 리그가 중단됐습니다. 잦은 비로 우천 취소 경기까지 쌓이면서 2021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은 11월에나 시작될 예정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정해질 때쯤이면 '가을 야구'란 말이 무색하게 첫눈 소식을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척스카이돔, 2020 한국시리즈 제한적 관중 입장
고척스카이돔, 2020 한국시리즈 제한적 관중 입장

2020.11.21 이진욱 기자

아직 정규 시즌이 진행 중이라 '가을 야구' 포스트시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슬슬 날도 추워지는데 올해도 포스트시즌 경기는 고척스카이돔에서만 열릴까요? 홈 팀의 어드밴티지 없이 중립 경기로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유지되는 수도권, 실내 돔구장에서 열리는데 위드코로나 상황에서는 더 입장 입원이 확대될까요? 현재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오를 5위 팀의 자리를 놓고 시즌 막판까지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다섯 팀 중 비수도권 팀은 많아야 두 팀, 혹은 한 팀에 그칠지도 모릅니다.

FC 서울 - 수원 삼성, '슈퍼 매치' 제한적 관중 입장
FC 서울 - 수원 삼성, '슈퍼 매치' 제한적 관중 입장

2021.3.21 홍기원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 '무관중' 경기 관중석에는 볼 보이만
서울월드컵경기장, '무관중' 경기 관중석에는 볼 보이만

2021.8.18 홍해인 기자

프로축구 K리그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비수도권 팀이 많습니다. K리그1 12개 팀 중 5개 팀, K리그2(2부 리그) 10개 팀 중 4개 팀이 수도권 팀입니다. 하지만 현재 K리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원정 응원에 제한이 있습니다. 각 구단은 원정팀 응원석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홈팀 응원석에서 원정팀 유니폼을 착용하거나 머플러 등 응원 도구를 사용하다가는 규정에 따라 강제 퇴장 조치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서수원 칠보 체육관, KT 소닉붐 연고지 이전 첫 경기 '무관중'
서수원 칠보 체육관, KT 소닉붐 연고지 이전 첫 경기 '무관중'

2021.10.10 홍기원 기자

창원체육관, LG 세이커스 홈 개막전 응원 관중
창원체육관, LG 세이커스 홈 개막전 응원 관중

2021.10.11 김동민 기자

잠실학생체육관, 랜선 응원 속에 점프볼
잠실학생체육관, 랜선 응원 속에 점프볼

2020.12.25 한상균 기자

해를 넘기며 두 해에 걸쳐 펼쳐지는 겨울철 실내 프로스포츠인 농구와 배구는 2019~2020시즌부터 코로나19와 동행하는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합니다. 리그 조기 중단 사태도 겪었고 실내가 더 위험하다는 이유로 무관중 원칙을 고수하거나 제한적 관중 입장만 허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 개막한 KBL 남자 프로농구, 10개 팀 중 5개 팀이 수도권 팀입니다. 한 팀이 수도권을 떠났고, 한 팀이 수도권으로 왔습니다. 부산 연고였던 KT는 이번 시즌부터 수원을 연고지로 합니다. 한국가스공사가 인천 연고였던 전자랜드 구단을 인수하며 10년 만에 다시 대구에 프로농구 구단이 출범했습니다. 10월 말 개막을 앞둔 WKBL 여자농구도 반반. 3개 팀이 비수도권, 나머지 3개 팀이 수도권 연고지를 두고 있습니다.

2021~2022시즌 프로배구 V리그는 오늘 개막합니다. 남자부 7개 팀 중 무려 5개 팀이, 여자부 7개 팀 중 4개 팀이 수도권에 연고지를 두고 있습니다. 당장 이번 주말 개막전은 거리두기 조정안이 적용되기 전이라 전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립니다.

도쿄올림픽 마지막 무대, 국가대표 은퇴 '배구 여제' 김연경
도쿄올림픽 마지막 무대, 국가대표 은퇴 '배구 여제' 김연경

2021.8.8 손형주 기자

올림픽 4강 신화, 여자배구 대표팀
올림픽 4강 신화, 여자배구 대표팀

2021.8.4 이지은 기자

다시, 여자배구 '인기몰이'
다시, 여자배구 '인기몰이'

2019.12.8 김주성 기자

'도쿄올림픽 4강 신화' 감동을 이어가는 여자배구는 V리그의 흥행몰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포츠 전문 채널의 편성에서 우선시되는 프로야구 1위 팀의 생중계도 올해는 같은 시간대 진행되는 여자배구 개막전 때문에 뒤로 미뤄져 TV 전파를 탈 정도입니다. 20% 관중 입장으로 티켓 예매 경쟁은 올 시즌 더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고 국내 리그를 떠났지만 '올림픽 4강 신화'를 다시 쓴 선수들이 각 구단에서 새 시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7구단으로 광주에 연고를 둔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가 V리그에 합류하면서 '배구 붐'을 이어가려 합니다.

동대문야구장,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동대문야구장, 1982년 프로야구 출범

1982.3.27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로야구 정규 시즌 첫 800만 관중 돌파
프로야구 정규 시즌 첫 800만 관중 돌파

2016.9.29 김도훈 기자

'팬심'이 언제나 뜨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때론 싸늘합니다. 경기장을 '찾을 수 없는'이란 수식이 '찾지 않는'이란 말로 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1년 프로야구 입장 관중은 지난 13일까지 107만5천796명을 기록 중입니다. 2020년 관중 수는 고작 32만8천317명에 그쳤습니다. 참고로 6개 구단으로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당시 총관중 수는 143만8천768명이었습니다. 2020년 10개 구단 프로야구 입장 수입은 47억4천99만 원으로 2019년 858억3천531만 원 대비 94.5%가 감소했습니다. 리그의 발전을 얘기할 수 없는 처참한 기록입니다.

잠실야구장, 무관중 초반 문 닫은 기념품 매장
잠실야구장, 무관중 초반 문 닫은 기념품 매장

2020.5.22 홍해인 기자

'치맥 불가' 잠실야구장 어둠 속의 맥주 매장
'치맥 불가' 잠실야구장 어둠 속의 맥주 매장

2020.5.22 홍해인 기자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프로스포츠가 겪고 있는 인고의 시간은 현재진행형입니다. 팬이 없는 코로나19 시대의 프로스포츠는 위태위태합니다. 수도권 인기 구단일수록 관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큽니다. 프로스포츠 구단 관계자들은 "모기업의 지원으로 간간이 버티고 있지만, 구단이 대기업의 관계사일 뿐 규모만 놓고 보면 관중 입장 수입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라며 푸념을 늘어놓곤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 신문과 방송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과 지원 방안을 말합니다. 그런데 '경기장 상권'이란 것도 존재합니다. 구단 협력사부터 경기장 내외부의 상점에 이르기까지 프로 구단과 같은 운명 공동체가 존재합니다. 주무 부처에서 이러한 파생적인 문제들까지 제대로 실태 파악을 해왔는지 의문은 남습니다. 프로 구단 관계자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을 논하며 스포츠 산업 전반의 위기도 면밀히 검토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2014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 기원 팬 사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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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4 차근호 기자

경기 종료 뒤 팬들과 하이 파이브 하는 KT 농구단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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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5 김선호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귀국, 공항에서 팬에게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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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윤동진 기자

잠실야구장 선수 출입구, 사인 기다리던 장소는 이제 제한구역
잠실야구장 선수 출입구, 사인 기다리던 장소는 이제 제한구역

2020.5.22 홍해인 기자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구단의 팬 서비스에 대한 고민은 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경기가 끝나면 선수 출입구 앞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사인을 받기 위해 늘어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TV 화면으로 보는 연예인과 직접 보는 연예인이 다른 느낌이듯, 경기장을 찾아 스포츠 스타와 소통하는 일도 색다른 환희와 감흥을 불러일으킵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클리셰를 굳이 꺼내 들지 않더라도 현장은 그 자체로 '특별한 감동'이 있습니다.

메타버스, 라이브 팬 미팅 참여한 kt wiz 내야수 황재균
메타버스, 라이브 팬 미팅 참여한 kt wiz 내야수 황재균

2021.6.23 [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화 이글스 언택트 사인회, 선수는 부스 안에, 팬은 부스 밖에
한화 이글스 언택트 사인회, 선수는 부스 안에, 팬은 부스 밖에

2021.6.19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메타버스 시즌 출정식도 좋고, 랜선 응원전도 좋습니다.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한 선수들의 소소한 뒷얘기까지, 팬들과의 소통도 물론 좋습니다. 구단 프런트의 팬심을 잡기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시도들이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두 시즌이 흘렀습니다. 일회성, 소수의 팬을 상대로 한 이벤트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팬에게 다가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수도 팬들을 원하고 팬들도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 합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구단이 지난 6월부터 월 2회 실시해 호평을 받은 '언택트 사인회'가 눈에 띕니다. 다른 구단, 다른 종목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벤치마킹해 보면 어떨까요?

이번 거리두기 조정안을 통해 안전과 관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도가 더 늦어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제 '위드코로나'를 얘기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이번 주 60%를 넘어섰습니다. 일상회복위원회도 출범했습니다.

2년 가까이 유관중과 무관중 사이를 오갔던 프로 구단들이 위드코로나를 맞아 미래지향적 마케팅을 펼치기를 희망합니다. 이달 말 확정되는 위드코로나 로드맵에도 팬과 선수, 구단의 목소리가 상생의 교집합을 찾아 더욱 정교하게 반영되기를, 그래서 이번 가을 향연은 좀 더 온전히 펼쳐질 수 있기를 스포츠 팬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봅니다. 2021.10.16

hi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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