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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강제징용·위안부 외교해법 모색"…기시다 "韓대응 요구"(종합2보)

송고시간2021-10-1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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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청구권협정 법적해석 차이" 기시다 "日 일관된 입장"…시각차

위안부 문제에 文 "피해자 납득하면서도 외교 지장 없어야"

대북외교·특별입국절차 등 논의…스가 때보다 사흘 늦게 통화

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한-일 정상 통화
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한-일 정상 통화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사진)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사진)와 정상 통화를 하고 있다. 2021.10.15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jjaeck9@yna.co.kr

(서울·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신임 총리가 15일 첫 통화를 하며 양국의 첨예한 쟁점인 강제징용 피해자·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한국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는 등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방일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방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10월 5일 오후 가와사키시 에폭나카하라 종합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다큐 영화 '에움길'을 본 일본인 관객들을 만난 뒤 잠깐 쉬고 있다. [촬영 박세진]

한일 정상의 통화는 이날 오후 6시40분부터 약 30분간 진행됐다.

이날은 기시다 총리가 취임한 지 12일째로, 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와는 취임 9일째에 첫 통화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이 사흘 늦어진 것이다.

우선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것이 문제"라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가 몇몇 현안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지를 갖고 서로 노력하면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다"며 당국 간의 소통 강화를 제안했다.

현재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따라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종결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 법원은 이 협정이 개인의 청구권까지 소멸시킨 것은 아니라며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 법원의 판단이 명확하다는 점을 다시 상기하며 한국 정부의 원칙을 거듭 부각하는 동시에, 양국이 이 토대 위에서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셈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가 열세 분이므로 양국이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통화 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강제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일본이 수용할만한 해법을 한국이 제시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통화
문재인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통화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관저 회의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2021.10.15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jaeck9@yna.co.kr

한편 통화에서는 대북외교 문제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증강을 막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빨리 재개할 필요가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없이 직접 마주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고 북미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그러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지역의 억지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한국 정부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겠다고 밝혔고, 기시다 총리는 사의를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지역의 엄중한 안전보장 환경 속에서 북한 대응을 비롯해 한일, 한미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불가결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두 정상은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관해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총리관저가 서면 발표문을 통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 - 기시다 일본 총리 통화 (PG)
문재인 대통령 - 기시다 일본 총리 통화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양국의 협력 강화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 이외에도 코로나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교류를 위해 특별입국 절차 재개 등 가능한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 대응 및 한일 간 왕래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정상 간 대면 회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주 소통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직접 만나기를 기대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한의 의사소통은 제대로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면 정상 회담은 현 단계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일 양국 정상이 대화를 나눈 것은 올해 6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스가 당시 총리가 인사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미국·호주·러시아·중국·인도·영국 등 6명의 정상과 통화 또는 화상통화를 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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