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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주민 모두 자립해서 잘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송고시간2021-10-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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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이주노동자 희망상' 수상한 베트남 출신 이주 상담사 박정연 씨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한국에 사는 이주민들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립해서 잘 살 수 있을 날이 오면 좋겠어요. 그때까지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사단법인 이주노동희망센터가 주최하는 '제2회 이주노동자 희망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출신 이주 상담사 박정연(33) 씨의 수상 소감이다.

사단법인 이주노동희망센터가 주최하는 '제2회 이주노동자 희망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출신 이주 상담사 박정연 씨 [본인 제공]

사단법인 이주노동희망센터가 주최하는 '제2회 이주노동자 희망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출신 이주 상담사 박정연 씨 [본인 제공]

이 상은 우리 사회의 공존과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이주민 인권 활동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센터 관계자는 "10년 가까이 부산 지역의 선원 이주노동자 등이 겪는 고충을 상담하고 이들의 입과 귀 역할을 맡아온 박 씨의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박 씨는 19일 오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도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이주민 인권과 관련해 해결할 숙제가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08년 고향인 베트남 꽝닌성에서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결혼이민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낯선 땅에 발을 디딘다는 두려움과 걱정도 컸지만 오로지 반려자만을 믿고 부산에 정착했다"며 "다행히 시댁 식구들이 잘 챙겨줬고 고향에서 자주 보던 바다가 여기에도 있어 큰 향수병 없이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활에 적응이 되자 다가온 장벽은 언어였다. 한국어를 거의 못 하는 상태로 입국한 탓에 일상 곳곳에서 소통 문제가 생긴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 경험 덕분에 이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언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한국어를 배울 수 있거나 통·번역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사단법인 이주노동희망센터가 주최하는 '제2회 이주노동자 희망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출신 이주 상담사 박정연 씨 [본인 제공]

사단법인 이주노동희망센터가 주최하는 '제2회 이주노동자 희망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출신 이주 상담사 박정연 씨 [본인 제공]

우리말에 조금씩 익숙해지던 2012년 지역 이주단체의 통·번역 업무를 자청해 맡았고,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이주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나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부산에 사는 외국인이 겪는 고충은 생각보다 많다. 전화를 포함해 그가 맡는 상담 건수는 일주일 평균 100건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임금 체불이나 산업재해보험 미적용 등 부당노동 문제다.

박 씨는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미등록(불법체류) 외국인은 퇴직금 안 줘도 된다'는 식의 옛 사고방식을 가진 사업주도 있다"며 "처벌이 미약해서인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다행히 국내 노동법이나 사회 보장 시스템 등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이주민이 늘고 있다"며 "사업주의 인식도 발맞춰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이주민 정책 가운데 아쉬운 부분을 묻자 박 씨는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계속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근 시행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재입국 특례 외국인 근로자는 출국 후 1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일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 재입국 특례자들은 출국 후 3개월이 지나야만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최대 4년 10개월간 근무할 수 있었는데, 이 재입국 제한 기간이 대폭 단축된 것이다.

박 씨는 "이주노동자 입장에서는 입출국 비용도 부담스러울뿐더러 재입국 이후에 취업 과정도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며 "다들 그 분야의 베테랑인 만큼 이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게 된다면 한국 사회에도 좋은 일 아니겠냐"라고 강조했다.

내년 2월 부산디지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할 예정인 그는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학교 문을 두드렸다"며 "상담을 받은 이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그들이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다시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볼 때면 '이 일 하기 참 잘했다'는 뿌듯함이 든다"고 웃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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