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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싸움에 애먼 우리가 피해를" 4일째 휴업에 불만 고조

송고시간2021-10-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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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모 중고교, 토지주 단전·단수에 학교측 2주간 재량휴업

학생들 "빨리 친구와 선생님 보고 싶어", 부모들은 속 끓어

 철조망으로 닫힌 학교 출입로
철조망으로 닫힌 학교 출입로

(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토지주와 학교 간 문제로 나흘째 학교에도 못 나간다니 도대체 이게 말이 됩니까. 학생들이 무슨 잘못인가요"

전북 완주군 A 중·고등학교가 학교 진입로 주변 토지주로부터 단전과 단수 통보를 받고 지난 16일부터 최대 2주의 재량휴업에 들어간 지 나흘째를 맞았다.

학생들은 이 기간에 수업은 물론 등교조차 못 하고 있다.

21일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학교 교정과 주변은 적막하고, 평소 학생과 스쿨버스가 오가는 통학로는 한산했다.

학교 정문이 있던 곳은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채, 학교 직원이 아닌 두 명의 외부 인부가 주변을 오가며 시설 공사에 분주했다.

학교 교정과 건물에서 그곳의 '주인공'인 학생과 교사들을 볼 수 없었다.

이번 휴업은 개교 때부터 사용한 진입로 및 일부 시설을 토지 소유주가 '재산권 행사'를 이유로 땅 반환과 시설 원상복구 등을 통보하면서 비롯됐다.

학교 측이 '여러 여건상 이행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자, 토지주가 단전·단수 통보에 이어 출입문과 주변에 철조망 설치에 나섰다.

결국 학교는 '단전과 단수가 발생할 경우 학사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15일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텅빈 학교 교정
텅빈 학교 교정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학교와 전북도교육청, 완주군이 토지주와 만나 협의를 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어 휴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장기간 휴업에 학생과 학부모는 할 말을 잃은 상태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정상 등교와 수업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과제물을 가지러 잠시 들렀다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우리가 주인인 학교에 나흘째 못 나오고 수업도 하지 못하는 게 무슨 일인가 싶다. 친구들도 모두가 어이없어한다"며 "학교가 아닌 집에 있으니 공부도 잘 안되고 걱정이 크다"고 푸념했다.

그는 "빨리 등교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 어른들 싸움에 왜 우리가 큰 피해를 봐야 하냐"며 눈시울을 적셨다.

특히 학부모들은 한창 수업을 받고 중간고사를 치러야 할 시기에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한 중학교 학부모는 "갑작스러운 재량휴업이 너무나 황당하다, 어른들 갈등이 '수업을 받을 권리'와 '학생은 학교에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에 영향을 미친 사실에 너무나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갈등 해소가 빨리 이뤄져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학교와 관계 당국에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학교 재단과 전북도교육청, 완주군이 이른 시일에 토지주 측과 또다시 만나 해결책을 모색할 계획이지만 길어지는 휴업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가슴은 타들어 가고 있다.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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