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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땅좁은 홍콩, 4~6평 아파트 '없어서 못 팔아'

송고시간2021-10-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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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아파트 크기' 논의 돌입…"초소형 아파트, 삶의 질 해쳐"

홍콩 전경
홍콩 전경

[홍콩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난 10일 홍콩의 부동산 개발업체가 분양한 아파트 30채가 28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됐다.

이들 아파트의 크기는 12.82~24.06㎡(3.87~7.27평)의 초소형 아파트다.

분양가는 242만~512만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6천800만~7억7천800만원이다.

평당 약 1억원이다.

빈민들의 거주지 '쪽방'의 크기가 대개 3평인데, 쪽방도 아닌 새 아파트가 쪽방과 비슷한 크기로 지어져 고가에 팔려나가는 것이다.

더구나 이 아파트 입지는 중국 선전의 코 앞인 홍콩 북부 끝에 자리하고 있다.

홍콩의 집값은 홍콩섬이 가장 비싸고 카오룽반도 등 북쪽으로 갈수록 싸진다. 홍콩섬의 초소형 아파트는 훨씬 더 비싸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정부가 '최소형 아파트'의 크기 기준을 정하는 논의에 들어갔다.

홍콩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집값으로 악명이 높지만 그 못지않게 집의 작은 크기도 문제가 되고 있다. 삶의 질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최근 마이클 웡 홍콩 발전국 장관은 이르면 내년에 최소형 아파트의 크기 기준을 정해 시장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아파트 크기의 하한선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웡 장관은 "아파트의 비좁은 공간은 사회의 아픈 지점"이라며 최소형 아파트는 18.58~19.50㎡(5.62~5.89평)로 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다고 소개했다.

홍콩에서는 200스퀘어피트(18.58㎡, 5.62평) 보다 작은 아파트를 '나노 플랫'이라 부르는데, 이러한 나노 플랫은 2013~2017년 8배 늘어나는 등 계속 증가세다.

분양가 상승세로 점점 더 아파트를 사는 게 어려워지는 가운데, 건설회사들이 '내 집'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작은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홍콩 한 비영리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분양된 가장 작은 아파트 크기는 11.42㎡(3.45평)였다.

홍콩 아파트
홍콩 아파트

[홍콩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9일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 미드랜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나노 플랫의 평균 분양가가 2019년보다 23% 뛰었다고 전했다.

또 부동산 중개업체 길리어드 홈스의 홈페이지를 인용해 홍콩에서 200스퀘어피트 초소형 아파트 가격이 510만 홍콩달러(약 7억7천230만원)인데, 같은 값에 영국 런던 남동부에서는 두배 이상 큰 544스퀘어피트(50.53㎡, 15.28평) 짜리 스튜디오(원룸)를 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홍콩 아파트의 스퀘어피트 당 가격 추이가 'U자 형'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200스퀘어피트 이하 나노 플랫과 1천스퀘어피트(92.90㎡, 28.10평) 이상 고급 아파트가 비싸고, 보편적인 크기인 400~600스퀘어피트(11.24~16.86평) 아파트의 스퀘어피트 당 가격은 나노 플랫보다 오히려 저렴하다는 것이다.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홍콩 정부가 최소형 아파트 논의에 들어간 것은 중국 정부의 지적이 나온 이후다.

최근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의 샤바오룽(夏寶龍) 주임은 홍콩 당국에 2049년까지 홍콩의 만성적인 주택난을 해결하고 비좁은 주거공간을 없애버릴 것을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만성적 주택난과 엄청난 집값이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소형 아파트의 기준이 정해지면 그보다 작은 아파트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는 게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웡 장관은 더 큰 아파트를 지향하는 정부의 목표와 그로 인한 시민들의 충격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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