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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라비다] 멕시코 소프라노가 부른 아리랑, 한인들 마음을 달래다

송고시간2021-10-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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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아리랑 콩쿠르 우승곡 부른 클라우디아 코타…"아리랑에 스며들었죠"

아리랑 부른 멕시코 소프라노 코타
아리랑 부른 멕시코 소프라노 코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소프라노 클라우디아 코타. 코타는 2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아리랑 뮤직비디오 발표회에서 멕시코 한인들의 한을 담은 '아이레스 데 아리랑' 공연을 선보였다. 2021.10.25 mihye@yna.co.kr

[※ 편집자 주 : '비바라비다'(Viva la Vida)는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중남미에 거주하는 한인, 한국과 인연이 있는 이들을 포함해 지구 반대편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는 특파원 연재 코너입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흡사 한복을 연상시키는 꽃무늬 드레스를 입은 멕시코 소프라노 클라우디아 코타(51)가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하자 관객이 숨죽인 채 귀를 기울였다.

"나고 자란 고향에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는 스페인어 가사로 시작한 노래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라는 우리말 후렴으로 된 클라이맥스에 이르자 일부 관객은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멕시코 한인 1세대의 한을 담은 '아이레스 데 아리랑'(Aires de Arirang·아리랑의 공기) 공연을 선보인 코타는 "아리랑은 내 마음을 움직인 음악"이라고 말했다.

코타는 지난해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이 개최한 아리랑 콩쿠르에 작곡가 엔리케 로모, 한인 피아니스트 신현준 씨와 함께 '아리랑 드림팀'으로 출전해 우승했다.

우승곡 '아이레스 데 아리랑'은 1905년 한국을 떠나와 멕시코의 에네켄(용설란의 일종) 농장에서 일하며 뿌리를 내렸던 한인 1세대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곡으로, 로모가 작사·작곡을 하고, 코타가 불렀다.

아리랑 부르는 멕시코 소프라노 코타
아리랑 부르는 멕시코 소프라노 코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소프라노 클라우디아 코타(오른쪽)가 2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아리랑 뮤직비디오 발표회에서 멕시코 한인들의 한을 담은 '아이레스 데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2021.10.25 mihye@yna.co.kr

더 나은 삶을 찾아 먼 멕시코까지 온 후 고된 노동으로 번 돈을 독립자금으로 보낼 정도로 고국을 늘 마음에 담고 살았으나 끝내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에네켄' 한인들의 이야기가 서정적인 아리랑 선율에 담겼다.

21일 멕시코시티 한 호텔에서 열린 뮤직비디오 공개 자리에서 다시 한번 '아이레스 데 아리랑'을 부른 코타는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려 노래를 부를 때마다 울지 않으려 애쓴다"고 말했다.

공연을 본 한인 후손도 조상들을 위로하는 듯한 코타의 노래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코타는 멕시코 뮤지컬과 오페라 무대에서 잘 알려진 소프라노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녀와 야수', 오페라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 등에서 주연으로 오래 무대에 섰다.

그가 낯선 아리랑 선율을 처음 접한 건 2018년 멕시코시티에서 한국과 멕시코 음악인들의 협연으로 열린 '아리랑 심포니' 콘서트에서였다.

당시 아리랑 창작곡에 맞는 목소리를 찾던 신현준 씨가 코타의 아름답고 깨끗한 노래를 듣고 "이만한 목소리가 없다"는 생각에 연락해 공연 참여를 부탁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 공연에서 여러 아리랑을 접했어요. 처음엔 별생각이 없었는데 여러 번 듣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스며들게 됐어요. 제 생각에 아리랑은 한국인의 가장 깊은 정서를 표현한 음악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으로 열린 멕시코 아리랑 콩쿠르 당시 코타(오른쪽)
지난해 11월 온라인으로 열린 멕시코 아리랑 콩쿠르 당시 코타(오른쪽)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유튜브 영상 캡처]

이후 코타는 2019년 멕시코시티 혁명광장에서 열린 공연에서도 아리랑 무대를 선보이는 등 아리랑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아리랑과 멕시코 전통음악 사이에 장르적 공통점은 많지 않다.

코타는 동양 문화는 보다 내향적, 서양 문화는 외향적이고, 아리랑은 가락을, 멕시코 음악은 리듬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 안에 담긴 정서를 보면 동서양의 차이를 넘어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한다.

"제 아리랑을 들은 주변 친구들은 울거나 닭살이 돋았다고 했어요. 아무래도 순수예술이라 K팝 등 한국의 대중문화만큼 폭넓게 인기를 끌진 못하겠지만, 감각적인 예술 애호가라면 멕시코에서도 아리랑을 매우 좋아할 것 같습니다."

예술가로서 강력한 '문화의 힘'을 믿는다는 코타는 아리랑으로, 혹은 멕시코 음악으로 더울 가까워질 한국과 멕시코를 기대했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제게 '예술은 네게 전 세계의 어떤 문도 열어줄 것'이라고 말하곤 하셨습니다. 아리랑으로 제가 이렇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처럼, 우아팡고와 같은 멕시코 전통 음악도 한국에 알릴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멋질 거예요."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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