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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文대통령-이재명 50분 만남, 대통령에 거는 선거중립 기대 크다

송고시간2021-10-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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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담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환담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환담하고 있다. 2021.10.2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26일 50분간 만났다.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만이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회 형식을 빌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로 공식 등록한 뒤 첫 일정으로 청와대 방문을 잡았다. 두 사람은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가볍게 만나기는 했지만 그때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신분으로 참석했던 터였다. 이날 회동은 모두 발언을 빼고 비공개로 진행됐다. 두 사람 이외에 이철희 정무수석만 배석했다. 쓸데없는 정치적 중립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 읽힌다. 표면적으로는 문 대통령이 이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 선출을 축하하며 "대선 과정에서 정책을 많이 개발하고 또 정책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라며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정무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양측이 기후변화 위기나 경제정책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선거 정국에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았으며, 특히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대장동의 '대(大)'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 선거를 불과 100여일 앞둔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의 공식 만남은 상징성이 크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임기 막바지 코로나19 대응, 가계부채 대책, 부동산값 급등 해소 등 국정 과제를 잘 마무리하고 후임자에게 넘기려면 여당 대선 후보와의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봉합해 이른바 '원팀', '용광로 선대위'를 꾸려야 할 절박성이 있다. 사분오열된 민주당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대선 승리의 발판을 다질 수 있다. 이 후보가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선대위 상임고문에 모신거나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나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축하 자리', '정책 논의'라는 의미 이외에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 힘은 선거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SNS 글에서 "문재명의 잘못된 만남"이라며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이 후보 선거 캠페인의 병풍을 서준 것이다. 가장 엄격하게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터라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회동에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장동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만나는 것 자체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지 않나? 위에서 눈을 끔뻑하면 밑에서는 큰바람이 일어나지 않나? 상식적으로 다 뻔히 아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이날 회동은 현직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시각도 적지않다. 정치적 대화가 없었더라도 정치적 해석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어떠한 형식이든 만나는 것 자체가 지니는 상징성 때문이다. 과거에도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를 만난 적이 있다. 2012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회동했다. 후보 선출 13일 만이었다. 2002년 4월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를 만났다. 후보 선출 이틀만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회동에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한다. 선거와 관련된 언급이나 정치적 오해를 살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화가 없었다고 명확히 했다. 앞으로 선출되는 야권 대권 후보의 요청이 있으면 면담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엄연히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다. 선거 중립성 시비에 휘말릴 우려를 안고서도 이번 만남을 조율한 것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보인다. 선거 중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속을 끌어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에도 불구하고 40% 안팎의 '고공'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전임 대통령들이 지지율 하락이나 측근 비리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임기 말 탈당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흐름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에게 거는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더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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