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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캐프리오도 뛰어든 이 시장…'도축 없는 고기'가 뜬다

송고시간2021-10-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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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코로나에 대체식품시장 성장 탄력…국내외 투자 줄이어

친환경 중시 MZ세대도 주목…축산·낙농업계-식품업계 갈등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올해 4월부터 서울 지역 학교에서는 한 달에 2번씩 점심에 고기가 없는 '그린 급식'이 나온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육식 위주 식습관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가 축산업에서 나온다. 육류 소비가 늘어날수록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는 셈이다.

한 초등학교 영양사는 "그린 급식의 날에는 채식으로 식단을 짜거나 콩고기를 육류 대체 재료로 쓴다"며 "대체육의 경우 그동안 먹어온 고기와 식감이 비슷해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는 게 과제"라고 덧붙였다.

기후 위기로 친환경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식량 안보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대체식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체식품은 콩 등 식물 단백질을 실제 육류와 비슷한 식감과 맛이 있도록 가공한 식품이다. 식용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식품, 동물세포를 배양한 고기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육가공 업체들의 생산 차질과 공급망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체육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 재래시장의 축산물
한 재래시장의 축산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 "도축 없는 스테이크 만든다"…기후위기에 대응

"기후 위기와 싸우는 가장 영향력 있는 방법의 하나는 우리의 식량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할리우드 배우이자 기후운동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지난 9월 배양육 전문 스타트업인 이스라엘의 알레프 팜스와 네덜란드의 모사 미트에 투자하고 이들 회사의 고문을 맡으면서 한 말이다.

코트라의 이스라엘 텔아비브무역관은 "알레프 팜스는 '도축 없는 스테이크'를 표어로 축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동물 권리에 대해 인지도가 높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체육 업체인 비욘드미트는 2009년 식물성 햄버거 패티를 내놨다. 대체 단백질 식품의 원조 격이다. 비욘드미트에는 디캐프리오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투자했다. 비욘드미트 제품은 우리나라에도 수입되고 있다.

이후 다른 업체들은 녹두로 만든 달걀, 토마토가 재료인 참치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미국 비욘드미트의 식물성 햄버거 패티
미국 비욘드미트의 식물성 햄버거 패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타트업들이 첨단 푸드테크를 활용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소비도 늘면서 관련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수출공사에 따르면 시장분석기업 글로벌데이터는 2019년 기준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47억달러(5조5천억원)로, 2023년에 약 60억달러(7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시장 비중은 미국(21%), 영국(12.9%), 중국(6%)이 1~3위에 올랐다. 한국 시장은 초기 단계로, 1천740만달러(204억원)인 38위에 머물렀다.

배호재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교수는 이달 15일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로 열린 '대체육 생산 현황과 전망' 세미나에서 "대체식품의 수요가 언젠가는 급증할 것이라는 근거 없던 기대감이 코로나19로 단기간에 현실이 됐다"며 미국과 영국을 예로 들었다.

배 교수는 "육가공업체가 생산 및 공급망 문제를 겪을 때 대체육 업체는 상대적으로 쉽게 상품을 생산했다"며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기후변화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대체육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국 시장 연평균 16% 성장"…기업들 잇단 투자

국내에서 대체식품이 판매된 것은 몇 년 안 되지만, 시장 전망은 밝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고기와 소시지, 너겟 등 여러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물단백질 기반 대체식품 시장은 2017년부터 연평균 15.7%씩 성장해 2026년 2억1천600만달러(2천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국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스틱스 MRC의 전망이 있는데 정확한 시장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2017년 이후 롯데푸드와 동원F&B,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 대체육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과 맞물려 대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SK㈜는 작년 미국 발효 단백질 기업인 퍼펙트데이에 약 540억원을 투자하며 대체식품 시장에 진출한 데 최근 이 회사에 약 65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올해 7월에는 중국 식음료(F&B) 기업인 조이비오 그룹과 1천억원 규모의 대체식품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들어 신세계푸두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이고, 농심은 대체육을 넣은 만두를 출시하는 등 식품업계는 대체식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스타트업들도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육성·투자회사인 롯데벤처스는 지난 6월 푸드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미래식단' 1기로 스타트업 6곳을 선발했다. 이 중에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고급 배양육을 개발하는 '팡세'도 포함됐다.

정부는 대체식품 분야 3개 스타트업을 올해 그린바이오 벤처육성 대상으로 선정했다.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변화,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대체식품이 지속 가능한 먹거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추가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3일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대체육과 아이스크림, 버터, 우유 등 대체 식품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3일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대체육과 아이스크림, 버터, 우유 등 대체 식품들.

[최태원 SK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안전기준 등 마련 필요…축산·낙농업계와 갈등 가능성

대체식품 산업이 커지는 만큼 과제도 많다. 축산·낙농업계와의 갈등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부 정책을 세워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달 25일 내놓은 '비동물성 단백질 유래 대체식품 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다양한 대체식품들이 미래 식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정의, 식품 유형, 기준 규격, 안전기준 마련 등 관련 기준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체식품의 범위, 단백질 원료별 특징을 반영한 식품 유형 분류, 원료이력추적 제도와 식품안전관리(HACCP) 제도 적용 등 종합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양육은 국내에서 아직 상업화 단계는 아니지만 축산물위생물관리법상 식육에 해당하지 않아 검증되지 않은 배양공정 적용 등으로 식품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대체식품 시장이 성장하면 축산업계가 축산물을 대체하는 개념의 대체육, 식물성 고기, 콩고기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데 반발할 수 있다.

낙농진흥회는 올해 3월 '현안 리포트'를 통해 최근 식물성 대체음료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발효기술을 활용한 유단백 생산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기존의 낙농업계가 붕괴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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