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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내전 악몽 되살아나나…세르비아계 분리 움직임 가시화

송고시간2021-11-0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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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 도디크, 연방정부 탈퇴·독자 군대 창설 공언

미국·유럽 등 서방권, 무력분쟁 재발 가능성 예의주시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도자 밀로라드 도디크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도자 밀로라드 도디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는 발칸반도 보스니아에서 다시 민족 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세르비아계가 분리·독립 움직임을 가시화하면서 보스니아 내전 종식(1992∼1995) 이후 26년간 이어져 온 '불안한 평화'가 깨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 불씨는 보스니아 연방에 속한 세르비아계 스릅스카 공화국(RS)의 지도자인 밀로라드 도디크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RS 영토 내에서 연방 정부기관의 권한을 정지하고 독자적인 행정기관과 사법부·군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사실상 새 정부 수립에 준하는 분리 노선을 걷겠다는 것이다.

지난 15년간 RS를 통치한 도디크는 그동안 지속해서 RS의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인물이다. 그는 현재의 국가 시스템이 미국·유럽 등 외세에 의해 이식된 것으로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실패한 모델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이슬람교)와 크로아티아계(기독교)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상당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세르비아계(정교회) 스릅스카 공화국이 2체제 국가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각 민족을 대표하는 3인의 대통령 위원이 통솔하는 중앙정부와 연방의회가 존재한다. 도디크는 보스니아계의 대통령 위원직을 맡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체제 구조는 1992∼1995년 10만 명 가까이 사망하는 참혹한 내전에 종지부를 찍은 미국·유럽 주도의 '데이턴 평화협정'에 따라 만들어졌다.

또 다른 분쟁 예방을 위해 민족 분포를 기준으로 지배 체제를 나누되 하나의 국가 형태는 유지케 하려는 시도였다.

보스니아 유엔 고등대표부를 이끄는 크리스티안 슈미트 특사
보스니아 유엔 고등대표부를 이끄는 크리스티안 슈미트 특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도디크가 이러한 국가 구조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반기를 든 것이다.

도디크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7월 연방 검찰이 보스니아 내전 당시 저질러진 인종청소 등 세르비아계 전쟁 범죄를 부정하는 행위를 처벌하겠다고 나서면서 세르비아계 민족 감정을 자극한 게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세르비아계의 상당한 반발을 불렀고 연방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세르비아계 공무원들의 업무 거부 사태로 이어졌다.

도디크는 이러한 조처가 평화유지를 명분으로 보스니아에 상주하며 중앙정부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엔 고등대표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아울러 유엔 고등대표부가 최근 수년간 중앙정부 권한을 점차 강화하면서 세르비아계가 자신들의 자치권 훼손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유럽 등 서방권은 도디크의 분리주의적 움직임을 우려의 눈으로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특히 종족 국가인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 등의 지지를 받는 도디크가 연방군에서 이탈해 독자적인 군대를 창설하면 이는 또 다른 국제적 무력 분쟁의 길을 트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보스니아 유엔 고등대표부를 이끄는 독일 출신 크리스티안 슈미트 특사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도디크의 분리주의 행위를 방치하면 발칸반도에서 내전 후 최악의 분쟁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면서 지역 안정·평화를 해치는 것은 물론 데이턴 협정 파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슈미트는 애초 2일 유엔 안보리에 출석해 보스니아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출석이 취소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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