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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핼러윈 기간에 외국인의 방역 수칙 위반 많았다?

송고시간2021-11-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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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서울시 합동단속에서 적발된 500여명 중 외국인은 '0'

이태원 관할 용산경찰서 적발 23명 중 외국인은 2명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정부가 핼러윈 데이(10월 31일) 전후로 외국인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방역 수칙 위반 외국인에 대해서는 강제 출국 등의 조처를 하겠다고 하면서 외국인을 보는 시선이 부드럽지 않다.

핼러윈 인파 가득한 이태원 거리
핼러윈 인파 가득한 이태원 거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중대본 회의에서 핼러윈 데이를 계기로 확진자 증가 가능성이 크다며 방역 수칙 위반 외국인에 대한 엄정 조치를 강조했고,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도 지난달 22일 브리핑에서 이태원, 홍대, 강남역 등 외국인과 젊은 층이 밀집하는 지역에 대한 집중 점검과 위반 외국인 강제 출국 조치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외국인이 코로나19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네티즌들은 "출국 조치하기 전에 입국을 막으면 되는 것 아니냐" "아예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라"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방역 비상, 이태원 핼러윈 인파
방역 비상, 이태원 핼러윈 인파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실제로 핼러윈 기간에 방역 수칙을 어긴 외국인들이 많았을까.

경찰청과 지자체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유흥시설과 주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방역 점검 결과를 확인해 봤다.

우선 경찰청이 핼러윈 기간(10월 29∼31일) 전국에서 클럽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연습장 등을 합동 단속한 결과 감염병예방법(81건), 식품위생법(7건), 음악산업법(13건) 위반으로 총 101건, 1천289명을 적발했다.

다만 이는 각 지방경찰청 보고 건수를 취합한 결과로, 외국인은 별도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와 서울시 식품정책과가 합동 단속해 20여 건, 500여 명을 적발했지만 이중 외국인은 없었다"며 "다만 이와 별개로 이뤄진 경찰서와 파출소, 구청 등의 단속에서 외국인이 얼마나 적발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문의한 결과 같은 기간 방역 수칙 위반(영업시간 제한 위반)으로 총 23명을 적발했는데 이중 외국인은 2명이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용산경찰서는 정부가 핼러윈 기간 외국인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 곳 중 하나인 이태원을 관할하고 있다.

핼러윈 방역수칙 위반 업체 적발 (CG)
핼러윈 방역수칙 위반 업체 적발 (CG)

[연합뉴스TV 제공]

지자체 단속 결과에서도 외국인의 위반이 많았는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서울시청은 지난달 27∼31일 총 587곳의 업소를 점검해 이 중 21곳을 출입자 명부 관리 부실 등으로 적발했다. 다만 이처럼 적발된 업소에서 내·외국인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는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업소의 위반 여부에 초점을 맞춰 점검했기 때문에 이용자는 따로 단속하지 않았다는 것이 서울시청의 설명이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외국인 밀집 지역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것이지 외국인을 단속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재난 상황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측은 "단계적 일상 회복에 집중하느라 합동단속에 참여하지 않아서 (외국인 적발 건수 등은) 알 수 없다"며 "호텔, 파티룸, 유흥업소 등을 중점 점검하고 명확하게 조치하라고 (경찰과 지자체에) 시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핼러윈 기간 전후 외국인 방역 강화를 강조했지만, 실제로 방역 수칙을 위반한 외국인 집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핼러윈데이 이태원 일대 특별 방역단속
핼러윈데이 이태원 일대 특별 방역단속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로 동남아 출신인 이주 노동자와 핼러윈 문화에 익숙한 서구권 출신 등을 제대로 구분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강제 출국 운운한 것은 외국인 차별과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1984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가 채택한 '시라쿠사 원칙'에도 위배된다. 시라쿠사 원칙은 정부가 공중 보건을 이유로 인권을 제한할 경우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영섭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사무국장은 "'위드 코로나'로 넘어가는 마지막 주말이라 정부가 경계한 부분도 있겠지만 정부가 정확한 검증 없이 외국인 전체를 하나의 범주로 놓고 싸잡아서 추방으로 협박·위협하는 것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인 동남아·서남아 출신은 핼러윈과 별 관계가 없고 주로 서구권 출신 외국인이 핼러윈을 기념하는데 그 부분을 나누지도, 또 어떤 위반을 하면 (강제 출국)하겠다는 건지 세부 내용을 밝히지도 않았다"며 "지난번 전수조사 행정명령에 이어 틈만 나면 외국인을 타깃으로 해 일반 내국인의 화살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은정 이주노동희망센터 사무국장은 "이주 노동자 중에는 무슬림도 많고 핼러윈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주민이 사회적 약자이다 보니 전수조사에도 다 응했고 백신 접종에도 협조적인데 여전히 차별 조치가 많이 있고 낙인찍기가 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핼러윈 이전부터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전파가 많아 외국인 집단 감염 비중이 올라가고 있었다"며 "보통 커뮤니티를 통해 번지기 때문에 외국인에 익숙한 핼러윈과 결합하면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코로나19 검사 기다리는 외국인 근로자들
코로나19 검사 기다리는 외국인 근로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외국인 차별과 인권 침해 논란은 올 초 서울시가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렸을 때도 불거졌다.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서울 구로역에 마련된 외국인 밀집 지역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국과 지자체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민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감수성을 갖고 섬세한 방역에 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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