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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유물' 국보 반가사유상 2점 한자리서 본다(종합)

송고시간2021-11-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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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전용 공간 '사유의 방'에 첫 상설 전시

몰입 위해 설명 최소화…"한국 대표 브랜드로 만들 것"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1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언론에 공개한 두 점의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한 '사유의 방'을 설치했다. 2021.11.11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어둡고 긴 통로에 영상이 고요히 흐른다. 시곗바늘이 점점 느리게 움직이는 듯하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탄성이 터진다. 멀리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정좌한 채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검붉은 벽으로 둘러싸인 적막한 방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로 손꼽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만 있다. 사유와 성찰에 어울리는 공간이다. 약 1천400년을 버틴 불상은 신비로운 미소로 관람객을 맞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해 별도로 조성한 439㎡ 규모의 '사유의 방'을 12일 개관한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1일 언론 공개회에서 "반가사유상을 한국 대표 브랜드로 공고히 하고 세계적 작품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며 "매우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사유를 통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1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언론에 공개한 두 점의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한 '사유의 방'을 설치했다. 전시 주인공인 두 반가사유상은 국보 제78호와 제83호로 각각 불렸으나, 문화재 지정 번호를 폐지해 구분할 호칭이 사라졌다. 2021.11.11 xyz@yna.co.kr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한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전용 공간에서 상설전 형태로 함께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박물관에 두 점을 선보일 마땅한 장소가 없어 한 점씩 번갈아 전시됐고, 특별전 기간에만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반가사유상이 독립된 공간에서 한시적으로나마 함께 전시된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중앙청으로 이전한 1986∼1988년, 경복궁 시대를 마감한 2004년, '고대불교조각대전'이 열린 2015년 등 세 차례뿐이었다.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는 부제가 붙은 사유의 방에는 1950년대 이후 세계 각지에서 전시되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선보인 두 반가사유상을 '모나리자'와 같은 한국 대표 유물로 만들기 위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의지가 담겼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1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언론에 공개한 두 점의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한 '사유의 방'을 설치했다. 전시 주인공인 두 반가사유상은 국보 제78호와 제83호로 각각 불렸으나, 문화재 지정 번호를 폐지해 구분할 호칭이 사라졌다. 2021.11.11 xyz@yna.co.kr

사유의 방에서 두 반가사유상은 6년 전처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나란히 앞을 응시한다. 유리 진열장이 없어 불상의 아름다운 자태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사방에서 불상을 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박물관은 관람객이 불상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설명을 최소화했다. 방문객이 미디어 아트가 있는 긴 진입로를 지나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간 뒤 타원형 전시대에 놓인 불상 두 점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저마다의 '관람 여정'을 만들도록 했다.

전시 공간은 건축가인 최욱 원오원 아키텍스 대표와 함께 설계했다. 최 대표는 불상을 만나기 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어두운 진입로, 미세하게 기운 전시실 바닥과 벽, 몽환적 느낌을 주는 천장을 구상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1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언론에 공개한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두 점의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한 '사유의 방'을 설치했다. 사진은 제83호 불상. 2021.11.11 xyz@yna.co.kr

최 대표는 "배우의 섬세한 표현, 속눈썹 떨림까지 보이는 소극장 크기로 디자인했다"며 "사유의 방은 들어올 때 시점, 나갈 때 시점 등 여러 시점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반가사유상 전시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자 했다"며 "두 불상의 예술성과 조형미를 온전히 표출할 수 있도록 조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사유의 방은 언제든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나, 관람객이 몰리면 입장이 제한될 수도 있다.

전시 주인공인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듯한 불상으로,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1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언론에 공개한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두 점의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한 '사유의 방'을 설치했다. 사진은 제78호 불상. 2021.11.11 xyz@yna.co.kr

인도 간다라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나, 고대 한반도에서 많이 제작됐다. 국보로 지정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은 모두 삼국시대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주조기술이 뛰어나고 조형성이 탁월해 반가사유상 중 백미로 평가된다.

높이는 국보 제78호로 지정된 불상이 81.5㎝이고, 제83호 불상이 90.8㎝로 실제로 보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제작 시기는 제78호가 6세기 후반, 제83호가 7세기 전반으로 알려졌다. 제83호는 신라에서 만들었다는 견해가 우세하나, 제78호 제작지를 두고는 여러 주장이 맞서고 있다.

신 연구사는 "제78호 불상은 날카로운 콧대와 또렷한 눈매가 특색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부드러운 미소와 근엄한 표정을 보여주고, 제83호 부상은 민머리 위에 단순한 보관을 쓰고 상반신에 원형 목걸이만 있을 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1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언론에 공개한 두 점의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국보 반가사유상을 위한 '사유의 방'을 설치했다. 전시 주인공인 두 반가사유상은 국보 제78호와 제83호로 각각 불렸으나, 문화재 지정 번호를 폐지해 구분할 호칭이 사라졌다. 2021.11.11 xyz@yna.co.kr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재청이 국보와 보물 같은 지정문화재의 번호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자 지난 9월까지 두 반가사유상의 애칭을 공모했으나, 대상 수상작을 뽑지 못했다. 금상은 '반디'와 '반야', '해아림'과 '별아림', '금비'와 '신비'였다.

신 연구사는 "사유의 방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문화와 예술이 주는 진정한 위로와 치유의 힘"이라며 "인간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듯한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보면 평안함과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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